*** 유용근 광양본부장
천용택 노조지부장


포철로재는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포항제철 계열사.

88년부터 92년사이 노사간의 대립이 지속돼 한때 회사 청산까지 거론되는
위기에 몰렸으나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노사공영을 꾀하고 있다.

포철로재 노조는 88년 설립이후 투쟁을 지향했다.

당시엔 "대화는 어용"으로 통했다.

노조 간부들이 사장실을 점거하고 관리자를 폭행하는가 하면 대의원들이
일제히 삭발, 경영진을 압박하기도 했다.

포철로재가 노사협력 우수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은 노사가 다같이 반성하고
노사관계 개선에 힘썼기 때문이다.

노조원들은 소모적 대립은 아무런 실익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
했다.

경영진도 마찬가지였다.

노사는 우선 대화를 늘렸다.

이름뿐인 노사협의회를 활성화해 근로자들의 불만을 분기별로 수렴하고
매월 직급별 간담회를 열어 노사갈등의 빌미를 제거했다.

월례 경영실적보고회의에 노조대표도 참석시켰다.

노무교육에 대한 투자도 강화했다.

임원 노무담당자는 물론 노조간부 근로자들도 협력적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터득하게 했다.

노사 대표들이 며칠동안 한 방에서 기거하며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회사는 추계체육대회 등반대회 노사한마음족구대회 안전캠페인 원가절감
운동 등 대부분 사내행사를 노조가 주관토록 배려했다.

그 결과 노조는 책임지는 노동운동을 지향하고 생산성향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노사분규는 이제 한때의 옛얘기가 됐다.

포철로재 노사는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최근 자동차 5부제 운행, 연하장
안보내기 등 근검절약운동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생산성향상에 더욱 힘쓰기로
다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