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불모지로 불리던 서울 강남역 일대에 신흥 서점타운이 형성돼 책읽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

지난 6월11일 5백평 규모의 씨티문고(대표 송영석)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씨티극장 지하에 개장된데 이어 21일 강남역에서 남쪽으로 3백여m 떨어진
진솔빌딩 지하에 1천9백평규모의 진솔문고(대표 홍기성)가 문을 열었다.

이들 서점은 85년 강남역 지하에 들어선 동화서적, 삼성역 무역센터 지하에
있는 서울문고와 함께 강남의 4대문고로 떠오르면서 이 지역을 새로운 "책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특히 강남역 부근은 유동인구가 많고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

지하철과 연계된 교통의 편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주변에 나이트클럽이나 주점 식당 등 유흥업소가 즐비한 서초1번가와
빌딩이 밀집된 지역이어서 그동안 "책"보다는 "먹고 마시고 노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더구나 건물 임대료가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아 "책방"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씨티 동화 진솔 서울로 이어지는 강남 서점타운은 기존 강북지역의 교보
종로 영풍 을지 타운과 쌍벽을 이루면서 출판유통의 새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서점문화의 무게중심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문고 이용식 과장은 "2호선 지하철 역세권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경쟁요인이 늘어나는 점도 있지만 독서인구가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며 장기적으로는 선의의 경쟁과 동반자 관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평가는 동화서적도 비슷하다.

매장이 지하철역 안에 있어 근접효과가 뛰어나고 10여년의 전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여건을 확보한 터라 직접적인 매출감소 등을 걱정하기보다는
서비스 경쟁으로 합리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씨티문고는 같은 건물에 극장과 볼링장 외국어학원 패스트푸드점 은행
등이 들어서 있는데다 타워레코드 강남점과 마주보고 있어 부대시설이나
음반코너 등에 별도로 투자하지 않고도 복합매장으로서의 기능을 갖췄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행복한 책사랑"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5만여권의 장서를 비치했다.

도서안내와 공연티켓 예약 등 기본서비스는 물론 주문 즉시 책을 배달해
주는 택배서비스와 24시간 내에 책을 구해주는 도서예약판매제를 실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외서코너를 별도로 설치해 "소수정예"의 단골고객을 확보한 것도 성공전략
의 하나다.

진솔문고도 건물 2층에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숍, 3층에 4백평 규모의
문구점과 음반매장을 마련해 원스톱 쇼핑 체제를 갖췄다.

전문서적 비율을 60~70%로 높여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장서는 20만종 80여만권.

두곳 모두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하는 복합문화공간 연출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현대 삼성 대우 한솔 등 대기업그룹의 본사가 테헤란로
부근으로 옮겨올 예정이어서 이 지역의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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