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농업분야에 인프라투자를 계속해왔고 산림녹화도
많이 진전되었기 때문에 홍수나 가뭄피해를 과거처럼 혹독하게 겪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농업 인프라의 확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노력으로
어쩔수 없는 것이 냉해와 일조시간 부족인데, 지금까지 밝혀진 것으로는
엘니뇨도 이런 현상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올해 농사가 사상 최고의 풍작을 거두게 된 것은 가을철 결실기에 맑은
날이 많아서 일조시간이 길었고 온도도 적절했기 때문인데, 이 현상이
엘니뇨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크고 작은 엘니뇨현상이 수차례 있었던 해를 보면
그 다음해에 온도가 낮아 냉해를 유발시키거나 가뭄, 잦은 집중호우, 궂은
날들이 많아서 일조시간이 부족하게 되는 경향들이 관찰되고 있다.

80년대 이후 엘니뇨가 발생한 다음해에는 83년을 제외하고 87년, 93년,
95년 모두 크고 작은 이런 피해가 있었다.

아직까지 이러한 연관성이 학문적으로 확실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경험적으로 관찰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발생가능성이 높은 이러한 재해들에 대비해서 겨울철 이상난동및
폭설.폭풍대책, 내년봄 가뭄대책, 내년 여름철 냉해및 일조부족대책을 미리
준비해 나가고 있다.

예로부터 농사는 지성껏 해야 한다고 한다.

벼를 심는 논에 여든 여덟번을 다니면서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충실한
쌀을 얻을수 있다고 했다.

동식물도 사람의 마음을 알고 하늘도 사람의 정성을 기억한다는 말이 있듯,
우리가 모든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한다면 엘니뇨보다 더한 기상이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지금 나라 전체가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도 우리 모두의 정성과
노력을 한데 모아 극복할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