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소프트웨어 강국건설"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지금 여의도
중소기업 종합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소프트엑스포97"은 우리의 절박한
경제현실에 비추어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국내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SW)종합박람회인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2백여개 업체가 참가, 각종 신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컨텐트 관련제품들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나라 전체가 IMF쇼크와 대통령 선거분위기에 휩쓸려
갈팡질팡하고 있는 혼란속에서도 이같은 대규모 산업박람회가 많은 관심속에
차질없이 열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작지 않은 위안이 아닐수 없다.

지금 국내산업이 처한 위기의 가장 확실한 돌파구는 정보통신산업 밖에
없으며, 그중에서도 SW야말로 우리경제의 당면과제인 산업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기업들이 관심을 쏟아야할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위상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고작 3%에도
못미칠 정도로 빈약한 형편이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연간 정보통신분야 생산액 5백억달러중 대부분(67%)을
하드웨어기기및 부품이 차지하고, SW는 5.7%에 불과한 실정이다.

오늘날 세계정보통신시장은 양적 팽창 못지 않게 급격한 질적 변화에
휩싸여 있으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SW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시아지역만 해도 대만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 등이 야심적인
SW산업 육성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아시아지역은 세계최대의 SW산업지역이 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아시아지역 SW 패권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보산업을 발전시키려면 SW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동안
전시효과가 큰 하드웨어 쪽에만 신경을 써왔다.

현재 세계 SW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3천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2001년에는
5천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SW생산액은 연간 30억달러를 조금 넘는 정도이며 수출은
3천5백만달러 수입은 4억달러로 큰 폭의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

뒤늦게나마 정부에서도 SW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 2001년 국내생산
2백억달러 수출 25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경제난국과
행정공백으로 정책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SW산업은 큰 자본 없이도 우수한 머리와 창의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발전시킬수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이다.

동양에서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SW산업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결코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수록 정보통신산업, 그중에서도 SW산업에 거는
기대는 커질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소프트엑스포는 국내 SW기술의 국제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 동시에 우리 정보통신산업의 21세기 발전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