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함 속에서 느껴지는 마력같은 힘.

4백여명이 넘는 수강생들을 일시에 휘어잡는 권용우 교수의 강의에서
외유내강이 전달돼 온다.

여의도의 공원화 정책,지난 추석때 발표된 그린벨트 완화정책, 직접 패널로
참가한 대선후보 토론회 뒷얘기 등 시사성과 현실감이 살아있는 강의내용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권용우 교수의 수도권 천착작업은 서울대에서 "서울주변지역의 교외화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구체화됐다.

그는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선진 여러나라의 대도시 현상의 실체를 분석
하고 수도권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 정리하며 답사를 통해 한국과 다른나라
대도시의 지역현상을 비교분석하는 세갈래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 왔다.

한국지리연구소 한국지리교육학회 대한지리학회 도시지리연구회 등 각종
학술단체에서의 왕성한 활동과 저서 및 역서 20권 출간, 논문 80여편 발표
등에서 드러나듯 그의 지난한 작업은 쉼없이 추진됐다.

현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계획센터 운영위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수도권 문제에 대한 정책대안 실천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늘 간직하고 있는 그의 주제는 "수도권을 어떻게 하면 삶의
질이 보장되는 보다 살맛나는 삶의 터전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외로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를 거쳐간 제자들이 곳곳에서 함께 고민해 주고 있기에
언젠가는 큰 결실을 볼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