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의 수혜국으로 전락하며 모든 책임이 소비자의 과소비에서
비롯된 것인냥 분위기가 살벌하다.

샐러리맨들도 입만 떼면 임금동결이니 명예퇴직 조기퇴직등을 화제로 삼고
있다.

사회 전체가 다시한번 "허리띠 졸라매기"에 동참하라고 독려하는 상황이다.

가끔씩 봤던 영화 한편이라도 줄이고 집에서 비디오를 보며 궁상을 떨어야
할 판이다.

신세대라고 예외는 아니다.

앞으로 소득이나 용돈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취미및 여가생활에 드는
비용을 줄여 나갈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취미나 여가활동 자체를 완전히 접을수는 없는 일이다.

"한번 높아진 소비수준은 좀체 낮아지지 않는다"는 소비성향의 하방경직성
외에도 신세대에게 취미생활은 스트레스해소나 기분전환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

취미및 특기란에 쓸것이 없어 한참을 망설이다 기껏 독서나 음악감상 등을
채워 넣던 기성세대는 꿈도 못꿀 만큼 취미의 영역도 넓고 다양하다.

일부 신세대는 직업이 취미생활을 위한 "돈줄공급원"에 불과하다고 당당히
밝힐 정도.

경기불황으로 사회분위기가 침체되면 우울감과 허탈감을 메우기 위해 취미
생활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따라서 취미생활을 지속하더라도 얇아진 지갑을 고려하고 취미를 자기개발
과 연계, 실직의 공포에서 벗어나는게 불황기의 바람직한 취미와 여가생활
전략이다.

"시즌마다 레포츠종류를 달리해 즐겨 왔는데 앞으로 횟수는 줄이지 않는
대신 경비가 적게 드는 쪽을 물색할 생각입니다"(현대그룹 H대리)

각종 정보지나 컴퓨터통신등을 활용하면 장비나 시설이용료 등을 꼼꼼이
비교분석할수 있어 상당한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또 주변을 수소문해 레포츠장비와 콘도 등 시설일체의 할인쿠폰을 구하는
것도 비용절감의 한 방법이다.

YMCA 김승욱씨는 "레포츠전문업체나 사회단체등에서 실시하는 캠프나
패키지를 이용하면 비용을 30%정도 줄일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불황등 사회가 불안할수록 뭔가에 몰두하는 "마니아"가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한다.

신세대의 특징이 바로 단순한 취미라 할수 없을 만큼 뭔가에 몰두하는
것이다.

자동차마니아 스키마니아 컴퓨터마니아 야구마니아 등은 바로 무조건
좋아하는 것을 넘어 전문성을 획득했을때 불려지는 칭호이다.

"최근 장기불황에 따른 실직공포를 덜기 위해 신세대들이 보다 실용적인
분야의 자격증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대우그룹 K과장)

자동차 영업사원인 김성철(27)씨.

그는 친구들 사이에 자동차마니아로 통한다.

모형자동차 수집은 물론 자동차매거진 구독이나 인터넷 조회 등을 통해
자동차에 관한 정보는 없는게 없다.

김씨는 최근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을 목표로 학원에 등록했다.

자격증에 대한 관심분야도 기존의 영어 컴퓨터등은 물론 레포츠 제빵기술사
등 다방면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제 일부 신세대들의 취미생활은 노는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업무
능력을 키우고 퇴직이나 인사불이익 등에 대비하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