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 정용문 < 한솔 PCS사장 >
서상기 < 한국기계연구원장 >
여종기 < LG화학기술연구원장 >
주승기 < 대학산업기술지원단장 >
서승모 < C&S 테크놀로지사장 >

사회 : 김형근 < 한국경제신문사 과학정보통신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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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기업부설연구소가 양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 조부회장 =기업의 기술개발활동은 지난 20여년동안 투자 인력 성과면
에서 괄목할만큼 발전했다.

그러나 기술개발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격차가 크다.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은 기술개발차원에서 극복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전자 화학분야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이정도로는 G7수준에 오르기에
미흡하다.

<> 정사장 =기업연구소가 3천개를 헤아리게 됐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종합기술력지수는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6.5밖에
안된다.

지난해 기술도입료로 지불한 액수는 23억달러인데 기술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은 8천3백만달러에 불과했다.

기술개발의 속도를 보다 빨리하고 한층 강화해야 할 여지가 많다.

<> 사회 =IMF개입을 불러올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기업연구소의 연구방향이나 연구활동에 임하는 자세를 새로이 정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정사장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은 미국경제 활성화의 주역으로 꼽힌다.

이들은 연구개발(R&D)중 개발만 치중한다.

연구는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기술은 시간이 별로 없다.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경쟁사가 먼저 상품화하면 무용지물이다.

기초.기반연구는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소에서 하는 것이고 기업은 이들의
아이디어를 가시화시키는 개발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 주단장 =기초과학보다 응용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쪽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리의 방향은 일단 상품화를 목표로한 개발쪽이어야 할 것이다.

기초과학 연구결과가 무조건 상품화되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학의 기초연구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일본도 기초부문쪽에 한계를 느껴 특별법으로 이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대학에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기초연구도, 응용개발도 형편없는 단계이다.

<> 사회 =기업연구소에서 입맛에 맞는 좋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들었다.

<> 여원장 =연구개발에는 사람이 으뜸이다.

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좋은 사람을 원하는 만큼 적시에 투입하고 유지할
상황이 아니다.

중소기업은 특히 더할거다.

아직 산업체에서 일하는 것을 달가워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박사급 인력은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를 선호한다.

사회문화적 풍토가 그렇다.

이런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기업쪽의 노력이 부족한 점도 있다.

최근들어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기업이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 인력을 키워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 서사장 =연구인력확보는 단골로 거론되는 문제이다.

특례보충역제도가 크게 도움되고 있기는 하다.

중소기업의 연구인력은 국가가 배려해야 육성된다.

<> 주단장 =교수에 대한 직업으로서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졸업생을 기업에서 새로 교육시켜야하는 실정은 전적으로 대학의 책임이다.

기업이 대학을 불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 사회 =효율적이며 내실을 기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위해 기업안팎의
협력을 통한 공동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서사장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유기적이고 복합적이며 시스템화하고 있다.

기업간 전략제휴와 공동연구, 분담연구가 중요하다.

낮은 수준의 기술로는 버틸 수 없다.

작은 한분야에서도 1등을 해야 살아남는다.

상대가 필요로 할수록 더욱더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

정보통신부가 2백개 기업을 뭉치게해 사이버벤처그룹을 형성, IMT-2000의
칩셋 소프트웨어 단말기 등의 개발에 성공했고 내년초 시험운영할 것으로
안다.

나홀로컨셉트로는 꿈도 못꿀 일이다.

창업도 중요하지만 기존 벤처기업을 뭉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 서원장 =이제는 내실화가 키워드로 전면에 부상해야 한다.

연구개발에 관한한 내실화의 가장 빠른 길은 협력에 의한 것이다.

산.학.연협력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기업간, 국가간 협력에 치중해야 한다.

실리를 찾아 세계와 경쟁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얻는게 많다면 기술도입을 더욱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할 수 있는 기술도 늘어날 것이다.

<> 여원장 =기업도 모든 연구개발을 인하우스방식으로 한다는 생각을
바꾸고 있다.

자기이익을 위해 그런 단계로 진입하게 마련이다.

핵심역량의 레벨업노력이 필요하다.

협력은 기브 앤드 테이크가 가능할 때만 이뤄진다.

기업의 R&D는 선택과 집중이다.

일단 선택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을 때 아웃소싱해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줘야 한다.

<> 사회 =과학기술부문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 서원장 =전체추세는 민간주도로 가야 한다.

그러나 민간주도가 되어갈수록 정부도 매칭되는 재정과 제도를 뒷받침해야
생명력이 오래간다.

정부의 연구개발투자를 늘려야 한다.

다다익선이다.

기초연구는 대형장기프로젝트를 통해 추진하고 기업의 상품화기술개발에
대해서도 정부가 끊임없이 도와줘야 한다.

정부의 통합조정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 주단장 =대학의 기초연구와 연구소의 상품화개발을 연계하는데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기업은 기술의 창조가 아니라 흡수하는데 있다.

대학과 실질연계하는 방향으로 지원하면 기술개발하는데 주력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또 연구비를 나눠주는 것보다 연구개발결과의 과학적인 평가에
치중해야 한다.

정부과제가 실패했다는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는데 이는 부처이기주의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것이다.

<> 서사장 =중소기업이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면 경제의
체질이 개선될 것이다.

현재 국책프로젝트나 거대사업은 기술도입에 의존하고 있다.

거대프로젝트는 시간여유없이 계획되고 시행되기 때문에 외국기술도입에
의존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자연히 기술의 종속과 예속이 지속된다.

<> 여원장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 비중을 높여야 한다.

정부가 기업별로 간섭하기보다 기업에 기본을 맡기고 간접적으로 인프라를
조성해나간다면 기업은 저절로 따라갈 것이다.

<> 정사장 =전문기술소기업이 많을수록 경제부국이다.

21세기에는 전문성이 강한 기업이 많을수록 잘살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는 커다랗게 가지를 벌리려고 버둥거리고 있지만 작은 것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 조부회장 =새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인 정책을 펴가야 한다.

민간주도는 물론이다.

우리의 민간투자는 늘었지만 정부투자는 여전히 적다.

정부투자비중을 적어도 25%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각부처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조직을 통합조정, 효율을 높여야 한다.

대학과 기업을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구축과 시장요구에 맞는 교육행정을
펴나가야 한다.

< 정리=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