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은 규모경제가 필요하고 공공성이 강한 산업으로 인식돼 그동안
정부규제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화물운송 항공운송 할것없이 시장진입제한 등 각종 규제로 경쟁이 저해되고
비효율적 구조가 뿌리내렸다.

심지어는 기존업자에 의한 독점의 폐혜로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국이 세계최고수준의 물류비를 자랑하는 물류후진국이 된 것은 이같은
규제에 적지않은 원인이 있다.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은 물류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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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개발연구원의 신동선 박사는 지난달 12일이후 며칠간을 협박에
시달렸다.

항의전화가 빗발쳐 일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

운송회사 항운노조및 항공사관계자들은 연구원을 찾아 항의시위를 하겠다는
엄포까지 했다.

신박사가 곤경에 처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교통개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정책토론회 때문이었다.

그는 12일 열린 "물류운수분야에 대한 구조개혁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운송사업에서 시장진입과 운임규제를 완화하자는게 골자였다.

업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의 시장진입
규제완화와 국적항공사의 경쟁력 강화지침 개정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들 규정 하나하나가 개별업체의 생존 문제와 직별돼 있는 데다 운송업계
전체적으로도 구조재편을 몰고오기 때문이다.

운송산업은 국내 산업중 가장 낙후된 분야중 하나로 손꼽힌다.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은 지난 88년 이후 신규면허 발급이 중단된 이후
새로운 시장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따라 면허를 가진 사업자들은 면허를 빌려주고 이권을 챙기는 등
부작용이 심화돼 왔다.

택배전문업체인 서울 J사의 S사장(50)은 "지난 10여년간 일반화물 운송업의
신규면허 발급이 중단돼 면허권을 빌리는 지입제로 운수사업을 하는 경우만
늘고 있다.

현재 화물운송 사업자의 80%이상이 면허권없이 불법으로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시장진입이 어려워 불법 사업자가 양성된다는 지적이다.

이 회사도 20여년간 운송업을 해온 중견업체이나 아직 알선업 면허만을
갖고 있다.

일반화물운송업 면허를 따려 해도 보유차량 대수 최저기준이 50대에 달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불황속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적항공사 경쟁력 강화지침 아래 항공사들이 자율적으로 영업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국제선 취항이 국가간의 항공협정을 통해 노선과 운항횟수가 정해지는 것을
고려한다 해도 항공사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항공사관계자는 "정부가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항공사의 노선
배분등을 주도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국적항공사 모두에 규제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승필 박사(건설교통부장관 자문관)는 사견을 전제로 "경쟁력 강화지침
에서 항공노선과 취항횟수까지 정하다보니 정부가 항공사의 영업권까지
간섭하고 생사여탈권을 갖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지적하고 "노선배분
원칙과 배정절차 등을 투명하게 만들어 업계의 자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화물운송 요금체계,물류비용 과다발생 문제등을 해결한다는 취지로
면허제를 등록제로 바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제정하기는 했다.

이법은 등록기준을 충족할 경우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으로의 시장진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은 등록기준을 30대로 정했다.

건설교통부는 화물자동차법 제정으로 30여년에 걸친 운송분야 개혁이 결실
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바뀌긴 했지만 아직도 크게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견택배업체인 D사의 B사장은 "등록기준 대수 30대를 충족하려면 최소한
수십억원이 필요한데다 새 법규의 발효시점을 99년 7월로 늦추는 등 기존업
체의 입김에만 치우쳐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고 혹평했다.

등록기준을 낮춰 시장진입 규제를 완화하고 등록제도 당장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국적항공사의 경쟁력 강화지침도 빨리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정부는 항공업의 특수성을 고려,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
하지만 신규노선 배분시 일률적인 균등배분과 복수취항 제한규정 등은
오히려 국적사들의 경쟁력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김종석 홍익대교수는 "시장여건과 업계는 크게 변하고 있으나 정부는
뒤따라 가면서 규제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운송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규제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최인한 기자 >


[[ 규제현황과 과제 ]]

< 화물자동차운송 분야 >

<> 업종구분

-현황과 문제점 : 업종의 세분화(5개)로 인한 진입제한
-과제 : 업종단순화로 경쟁촉진

<> 등록기준

-현황과 문제점 : 높은 최저등록대수의 설정은 진입장벽 형성
-과제 : 법인은 최저등록대수를 최소화하며, 개별사업자는 운전경력 등으로
등록기준 설정

<> 운임규제

-현황과 문제점 : 신고제이나 사실상의 인가제 운영
-과제 : 자유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경쟁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신고제유지 또는 참고운임제 도입

<> 업종별 보유차량

-현황과 문제점 : 개별화물은 5톤 미만차량만 허용, 업종별 차량크기 제한
-과제 : 개별화물에 대형차량 검토, 업종별 차량크기 제한 재검토


< 항공운송 분야 >

<> 국제노선배분

-현황과 문제점 : 경제성보다는 단순 형평성위주로 노선배분
-과제 : 노선별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국적항공사 경쟁력강화
지침 개정

<> 진입제한

-현황과 문제점 : 중복투자 방지를 목적으로 규제하나 규제목표 달성하기
어려움
-과제 : 항공기 취급업을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

<> 운임신고제

-현황과 문제점 : 수요에 따라 운임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움
-과제 : 주중.시간대별 할인요금제도 도입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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