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 면방 등 섬유업계가 자금이 돌지않아 영업중단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은행들이 수입LC(신용장)를 열지않을 뿐만아니라 수출대금 네고도 사실상
중지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이에따라 다른 고금리의 자금을 차입, 원자재구입대금을 메우고
있으나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는 형편이다.

효성T&C의 박태현 자금부장은 "종전에는 3-6개월정도 수입유산스
(연지급금융)를 써왔으나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급한 것은 일람불로 LC를 열고있으나 이는 즉시 결제해야 하므로
자금부담이 크다.

더욱이 종전에 발행했던 어음은 만기가 돌아오고 있어 부담이 배가되고
있다.

문제는 수출대금회수도 되지 않다는 것이다.

섬유류는 최근 환율급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생겨 수출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달러가 부족한 은행들이 직수출에 대한 달러화 네고를 중지,
수출해도 별다른 보람이 없다.

섬유업계는 수입금융을 통해 수출대금을 받아 원재료구입대금을
결제해왔으나 이처럼 은행들이 수입, 수출 양면에서 금융을 기피하는
바람에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원재료는 환율상승으로 지난연초보다 많게는 50-60%가량 금액이
늘어있는데다 수출대금을 은행에서 네고할 수 없어 당장 조달해야할 자금이
눈덩이처럼 부풀어있는 상태다.

원료를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면방도 은행이 수입LC를
개설해주지않아 원면도입이 중단된 상태다.

당분간은 재고로 버틸수 있겠지만 당장 내년초부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원면도입가격도 달러화기준으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환율이
워낙 올라서 부담이 크다.

일부 면사가격을 올렸지만 여하간에 원면도입이 안되면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엎친데덮친격으로 각종 자금수요가 몰리는 연말이 닥쳐있어 섬유업체들은
그저 조마조마하다.

업계관계자들은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 일단 급한불을 끄지 않으면
덩치가 큰 몇몇 섬유대기업을 빼놓고는 상당수의 섬유업체들이 도산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채자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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