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0일 IMF와의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가 갑자기 재협상으로
가게된 배경을 두고 논란이 무성하다.

재경원이 모든 사항들에 대한 합의를 끝내놓고도 여론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 고의로 재협상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냐는게 논란의 초점
이다.

1일 하룻동안 계속된 재협상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캉드쉬 IMF 총재의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언급이 나온 것이 계기였지만 이날 저녁
협상 테이블에 들어가는 협상실무자들의 표정부터가 이미 상당히 김이 빠져
있었던 것.

모양살리기를 위해 재협상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일부의 논거는 정부가
재협상에 들어간 시각 워싱턴에선 이미 IMF이사회 일정이 통보되고 있었고
힐튼호텔에 머물고 있는 나이스 단장이 2일 오후3시에 떠나는 미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한데서도 드러난다.

결국 재협상이라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우리정부가 일부종금사 폐쇄
명령을 골자로한 초강경 금융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위해 IMF의 반대가 심각
했으며 우리정부도 버틸 만큼 버텼다는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