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재 <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 >

수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 건축물의 주제는 자연이다.

이 건물은 여성전문 병원이라는 특수한 용도를 지니고 있어 건축가는 이를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이해된다.

이에따라 작가는 건축의 중요한 개념으로서 자연과 여성이라는 두가지를
선정한뒤 여성의 부드러움과 주위의 산과 물을 형상화했다.

또한 자연과 건물의 교감이 이루어져 인간이 자연을 품고 자연이 인간을
품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한 흔적도 엿보인다.

심사에 고심한 부분은 외관이 자연에 어떻게 포용되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건축물이 전체적으로 구름모양의 은유적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끌었으며 도처에 사용된 곡선의 이미지는 자연과 여성이라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 가장 큰 모티브였다.

또한 건축물이 도시의 풍경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요소로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관찰했다.

다만 건축물이 주위환경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내부는 오밀조밀한 구성을 지나치게 즐긴 흔적이 있어 감동깊은 공간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