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TV와 라디오를 통한 광고.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대학의 홍보라면 신입생유치를 위해 대학동문이나 교수들이
출신고등학교를 방문, 홍보하거나 입시철을 앞두고 신문에 신입생모집
또는 이미지홍보성격을 띤 광고를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웬만한 대학이라면 논술특강 고교순회 학교설명회를 갖는
것은 "기본", TV.라디오광고는 "옵션"이 되고 있다.

현재 전파매체에 광고를 내는 학교는 숙명여대 원광대 건국대 상명대
한남대 부산여대등 10여개교에 이른다.

한편 수도권전철에는 동덕여대 인하대 인천대 등이 광고를 내걸었다.

이중에서 숙명여대 광고가 튄다.

여성적이고 차분한 기존의 숙명여대 이미지를 라디오광고를 통해 "튀는
학교"로 만들어보겠다는 것.

라디오광고에는 동문 무용가 홍신자씨, 숙명여대에 출강하는 오세훈
변호사, 통계학과 4년 이유미 학생이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숙명여자
대학교"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밖에 "울어라 암탉아" "나와라 여자대통령" "없습니까 19세교수"란
카피로 3편의 신문광고도 준비중이다.

숙명여대의 홍보담당교수는 "여고생들이 남녀공학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게 차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광고를 통해 여자는
여대에서 참다운 인재가 될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작정"이라고 말했다.

원광대는 2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과감하게 광고에 나섰다.

주로 서울 경기 충청 제주지역의 학생유인에 포커스를 맞추고 TV와 라디오
광고를 하고 있다.

이광고를 통해 원광대는 실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키워나가는 학교임을
각인시켜 나가고 있다.

상명대는 여대에서 남녀공학으로 바뀐 것을 강조한다.

라디오와 언론사의 옥외영상광고를 통해 서울캠퍼스는 첨단정보과학,
천안은 예술과 디자인 중심의 전문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꾸준히 라디오를 통해 이미지광고를 해오고 있다.

건국대도 애국애족 정보화 세계화 조국선진화를 추구하는 학교이미지를
내세운 라디오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부산여대도 신라대학으로의 개명을 앞두고 라디오를 통해 연말까지
3개월간 이미지 광고를 낼 계획이다.

이밖에 큰 돈은 들지 않지만 정성들인 홍보활동을 펴는 학교도 있다.

가톨릭대는 입시일에 즈음해 지방수험생들에게 무료로 민박을 제공할
예정이다.

입시철마다 대학주변의 하숙집들이 폭리를 취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어 인근 천주교신자의 도움을 받아 민박집을 알선할 계획.

또 홍보도우미 20여명이 입시업무 학교홍보유인물발송 홍보물기획및
제작 학교안내행사에 자원봉사하고 있다.

중앙대는 예비소집을 없애는 대신에 입시진행과정을 신문광고를 통해
자세히 안내하고 8개 시.도에 교직원이 나가 입시원서를 출장접수할
예정이다.

또 지방학생논술특강 비디오테이프 1천1백개를 제작해 전국 고교에
배포했다.

이종훈 총장이 "경제를 살립시다" 공익광고에 출연해 홍보에 적잖은
도움을 준다고.

성균관대는 신문을 통한 대대적인 이미지광고를 곧 개시할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TV와 라디오를 통해 체계적으로 광고한다는 방침이다.

홍보가 필요없다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도 이보다
소극적이지만 예전보다 홍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 하반기부터 초등학생 교사 학부모가 원하면 단체로
교내를 순회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연세대는 고3학생을 위한 영화상영회, 경희대는 음악회와 입시설명회를
동시에 치르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이 홍보에 발벗고 나서게 된것은 대학의 숫자가 늘고
외국대학의 국내진출이 멀지 않음에 따라 공급자중심의 발상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특성과 장점을 갖춘 법인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인식아래 대학의 홍보활동은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재정립하고 새롭게
국제화 전문화 실용화를 지향하고 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