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UI(대학이미지통합, University Identity) 바람이 불고 있다.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숭실대 이화여대 등 서울시내에서만 10개이상의
대학이 UI를 끝냈거나 현재 추진중이다.

인하대와 한남대 등 지방대학들도 뒤질세라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UI의 기본은 단과대나 학과별로 제각각 만들어 사용하던 로고와 마스코트를
통일하는 작업이다.

모양은 물론 색상까지 일치시켜 한눈에 어느 학교를 나타내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다음 순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로고나 상징물을 널리 알리는 것.

나아가 이를 티셔츠 점퍼 가방 등 다양한 상품에 담아 파는 캐릭터 사업
까지 포함된다.

UI를 추진하는 대학들은 우선 로고를 한자에서 한글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세련된 영문로고도 새로 만든다.

또 마스코트를 좀더 부드럽고 귀엽게 재창조하는 작업도 유행이다.

대학의 상징물로 애용되는 호랑이 사자 독수리 황소 용 등은 대체로 강한
이미지를 풍긴다.

이를 만화영화 주인공처럼 재미있게 형상화시키는 것이 요즘 추세.

이른바 "캐릭터"로 변신시키는 것이다.

대학의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마스코트가 없는 학교들은 새로 만들기도 한다.

기존 것을 아예 바꾸는 학교도 있다.

대학들이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마다않고 UI를 감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외이미지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학도 하나의 상품이라고 보고 이미지로 외부에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점은 기업들이 CI(Corporate Identity)를 추진하는 이유와 일치한다.

2000년대에는 대학입시경쟁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학들이 앞다퉈 자기학교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때 감각적인 신세대들의 눈길을 끄는데 UI가 큰몫을 한다는 분석이다.

UI는 대학이 안으로 단결하는데도 구심점이 된다.

자기 대학의 캐릭터와 로고를 담은 티셔츠 등을 입고 다니며 자부심을
과시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대학 스포츠의 활성화와 함께 이 추세는 국내에서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UI는 수지맞는 사업이기도 하다.

거리에서 UCLA(캘리포니아 주립대학)나 미시간주립대학 등 미국대학의
엠블렘이 그려진 티셔츠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국내 대학들의 의류가 유행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고려대는 UI를 이미 끝낸 상태이다.

이 학교는 이미 지난해말 광고기획회사인 K사에 의뢰해 UI작업을 마쳤다.

우선 단과대 졸업생 교우회등이 각각 따로 사용하던 로고를 통일했다.

로고의 기본 글씨체는 서예가 여초 김응현의 작품이라고 한다.

또 과거 포효하는 호랑이 마스코트외에 귀여운 호롱이도 개발했다.

친근함을 주는 이 캐릭터에는 고려대에 대해 갖는 선입관을 깨뜨리겠다는
전략이 들어 있다.

이 학교는 이미지 관리표준안까지 만들어 앞으로 불량 로고들을 규제할
계획이다.

경희대는 지난 95년에 이어 올해 UI를 다시 했다.

그 성과물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사자 캐릭터와 로고를 담은 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
"경희 유니버시티"를 학교밖에 열어 일반인에게까지 판매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개교 6백주년인 내년에 UI 성과물을 대대적으로 터뜨릴 계획
이다.

이 학교는 1억원의 예산을 들여 로고 통일안을 만들고 있다.

용을 캐릭터화한 마스코트는 이미 널리 쓰고 있다.

인하대도 지난해부터 UI를 추진 올 2월, "인하, 세계로 열린 젊은 활주로"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정했다.

또 1억여원을 들여 마스코트인 용을 캐릭터화하고 있다.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