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인구는 늘고 있으나 골프문화는 실종되고 있다''

뜻있는 골퍼들사이에서는 이같은 탄식이 자주 흘러나온다.

국내 골프인구는 적게는 1백50만명에서 많게는 2백만명 정도로 헤아림된다.

결코 적지않은 숫자다.

국민 20명당 1명이 골프를 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골프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더 늘고 있다.

이런 사정은 골프연습장에 가면 실감할수 있다.

또 평범한 직장인들이 대화내용을 들어보더라도 짐작 할수 있다.

이처럼 골프인구는 기하급수로 늘고 있으나 골프장 수는 그에 훨씬
못미친다.

현재 국내 골프장은 회원제 90개, 퍼블릭 20개 등 1백10개 정도에
불과하다.

골프인구를 수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골프장수는 거의 제자리걸음인데 골프인구는 단기간에 급증하다보니
그 부작용이 많많치않게 나타나고 있다.

골프대중화에도 결정적 장애요소가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골프는 무엇보다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인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골퍼들이 늘어나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 정덕상 전무는 "티오프시간을 준수하지 않고, 앞팀에
위협타구를 날리며, 내기골프로 플레이를 지체시키는 등 골퍼들의 매너부재
사례를 들면 끝이 없다"고 말한다.

골프문화는 골퍼들이 쓰는 용어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골퍼들이 쓰는 용어는 국적불명인 것이 많다.

영어에 일본어까지 겹쳐 한국이외 골프장에서는 통용될수 없는 것들도
수두룩하다.

프로골퍼 C씨는 "모범이 되어야 할 중계방송해설자까지도 ''가라스윙''을
외치고 있는판에 골퍼들에게 제대로 된 골프용어를 쓰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부킹질서도 극도로 문란하다.

수요에 비해 터없이 부족한 공급에 근본적 원인이 있지만, 회원권을 갖고
있어도 연중 주말부킹을 몇번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경기도 S골프장은 주말에는 비회원들의 부킹을 일정금지, 회원들의
라운드기회를 늘리겠다고 발표해놓고 실제로는 힘있는 비회원들의 청탁을
그자리에서 들어주어 비난받기도 했다.

눈가리고 아웅식이다.

골퍼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은 갖가지 ''백''을 동원, 황금같은 주말부킹을 빼낸다.

회원들이라 해도 골프장이 아닌, 다른 힘있는 사람에게 역으로 부탁해
부킹을 하는 웃지못할 일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편법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골프대회를 관람하는 갤러리들의 태도는 어떤가.

"선수들이 어드레스를 했는데도 움직이는가 하면, 곳곳에서 휴대폰이나
삐삐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제는 세계10위권의 골프인구에 걸맞는 한국골프문화를 가꾸어나가야
할때임이 분명하다.

<김경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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