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일 발표한 금융시장대책은 환율제도사실상 자유화 금융기관강제
합병 등 초강도의 대책이었지만 뚜렷한 효과를 장담할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정부의 대책이 기존의 대책과는 달리 강력한 것이라는데 동의
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기대에 못미친다는 냉담한 반응도 적지 않다.

홍콩 골드만삭스의 김성배박사는 "여태까지 보아온 대책보다는 강력하지만
아직도 불투명한 점이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책이 발표된후 해외증시에서는 국내대기업이 발행한 DR(주식예탁
증서)의 가격이 대부분 하락했다.

물론 신뢰회복에 시간이 필요한게 사실이기는 하다.

또 정부가 설득작업을 벌이면 외국인들의 시각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부정적평가는 정부의 입지를 크게 좁히고 있다.

외국인들은 우선 종금사들의 부실문제가 드러난지 오래인데도 아직 상황
파악조차 돼있지 않아 이제서야 실사를 하고 조기시정장치를 만든 것은
때늦은 일이라고 보고 있다.

태국만 해도 위기발생시 즉각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폐쇄명령을 포함한
대책을 내놨었다.

구조조정방안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지적된다.

금융시장충격을 우려해 조기시정장치를 만든뒤 자발적인 합병을 권고
하겠다는 것이지만 부실기관을 조기에 퇴출시켜 책임을 물은뒤 투자자보호와
3자인수 고용조정 등의 사후대책을 적용하는게 순서라는 지적이다.

또 부실기관끼리 합친다는 것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정리해고제 등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고 있는점도 자발적인 합병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금융계에서는 단기적인 외화난타개책이 제시되지 않는점을 꼽고 있다.

이런줄 알면서도 정부는 중앙은행간 차입 등 물밑작업을 벌인 뒤에나
공개할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공개된 부실채권에 대해서조차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불신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투자비중을 축소한 외국의 대형금융기관들은 투자를 쉽게 다시
늘리지 않는다.

이들은 IMF가 개입해야 행동에 나서겠다는 태도다.

투자의향이 있으면서도 IMF구제금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미루고 있는 기관도 있다고 김박사는 전했다.

우리 스스로 정부대책을 절하할 필요는 없지만 외국인들의 의문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와관련 ING베어링의 최원락지점장은 "정부는 신뢰회복을 위한 작업을
지속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중앙은행간 협조융자를 통해 외화난을 타개한뒤 구조조정을
실천에 옮기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생각에서 협조융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이 여의치 않으면 IMF에 경제주권을 맡긴채 보다 강력
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감수할밖에 없을 전망이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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