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딜러들은 앞으로 원화의 환율이 달러당 1천2백원 수준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외환당국도 그정도 수준은 용인하는 분위기다.

이에따라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에 상관없이 이번주중에 1천2백원대에
도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1일중에는 매수세력과 매매세력간 탐색전을 거쳐 달러당 30~50원의 추가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1천2백원대가 "적정환율"이라는 얘기는 본격적인 외환위기가 닥친
지난달말부터 외국계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폭넓게 확산돼 왔다.

이는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외국인자본들이나 향후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해외자본들이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적정환율을 1천2백원선으로 보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일부 투신사들도 달러당 1천2백원 수준에 도달하면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을
비롯한 외국인자본의 철수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체이스은행의 이성희부장은 "외환당국이 환율변동폭이 확대된 첫날부터
상승제한폭을 용인한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대목"이라며 "당분간 달러당
1천2백~1천2백50원 수준의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환율이 1천2백원대까지 도달하고 난 뒤의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낙관파들은 환율이 점진적인 가격조정과정을 거쳐 달러당 1천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의 문성진대리는 "개인적으로 국내 실물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환율은 달러당 1천원대로 본다"며 "지금 폭등하는 환율은
구조조정기의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낙관파들은 그 근거로 무역수지의 지속적인 개선과 정부의 적극적인 외화
차입확대시도를 꼽고 있다.

1백억달러 정도만 신규자금이 국내에 유입되면 환율상승심리도 수그러들
것이고 기업들의 수출대금도 외환시장에 활발하게 유입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반해 비관파들은 달러당 1천3백원이상도 배제할 수없다는 시각이다.

작금의 외환위기가 단순히 외환수급 부조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총체적인 복합불황구조속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기관들의 잇따른 대외신용도추락과 해외차입여건 악화는 외환
시장에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은행 딜러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환율은 상당한 상승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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