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열 신임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 취임 당일인 지난 19일 서둘러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외환시장안정 부실채권정리 금융산업구조조정
등 그동안 얘기돼온 거의 모든 조치를 망라한 내용으로서 우리 경제를 덮친
금융위기의 심각성과 함께 어떻게든 이를 극복하겠다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읽을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금융안정대책의 방향은 대체로 옳으나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마련과 제도정비가 뛰따라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당장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초단기대책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얼마나 빨리 금융-외환시장을 안정시키며, 얼마나
효율적으로 금융산업구조를 조정하느냐에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발표 다음날인 어제 하루 금융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원화 환율은 상한선인 달러당 1천1백39원까지 올라 외환거래가 전면 중단
되는 사태가 나흘째 계속됐고, 주가지수도 14.18포인트나 빠지는 폭락세를
보였으며 금리도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 14%를 넘어 올들어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아직 안정대책의 성패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우리는 이같은 시장반응에서
몇가지 대책을 추가해야 할 필요성을 엿볼수 있다.

첫째로 당장 발등의 불인 외환 수급난을 진정시킬 구체적인 방안이 빨리
제시돼야 하겠다.

1천억달러를 넘는 총외채중 단기외채가 7백억달러를 넘고 올 연말까지
갚아야 할 외채 원리금만도 2백억달러를 훨씬 넘기 때문에 충분한 외화공급
방안이 빨리 확정되지 않으면 환율변동폭의 대폭 확대는 오히려 외환위기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채권시장을 대폭 개방한다지만 환율불안 때문에 당분간은 많은 외화
자금이 유입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IMF는 물론 미국 일본 등과의
다각적인 교섭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부실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을 강력하게 추진하는데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단기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
에서 이를 공급해온 종합금융사들을 별다른 대책없이 폐쇄할 경우 자칫
금융불안을 증폭시킬 염려가 있다.

또한 금융기관을 인수-합병한뒤 남는 인원과 불필요한 자산을 빨리 정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줘야 할 것이다.

셋째는 당장은 경황이 없겠지만 이번 안정대책으로 빚어질수 있는 부작용의
최소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부실채권 정리기금으로 한은에서 2조원을 차입할 경우 통화증발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걱정된다.

따라서 정리기금에서 일단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증권화해 국내 채권시장
에서 매각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끝으로 외환보유고 부실채권규모 등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기업및 금융기관
의 회계처리를 국제기준에 맞게 바꾸는 일은 외국투자자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도 시급한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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