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한 첫날인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이날부터 새로 적용되는 가격제한폭인 10%까지 환율이 상승해 달러당
1천1백39원을 기록하는 폭등 현상이 나타났다.

또 종합주가지수가 전일 대비 14.18포인트 급락하고 자금 경색현상이
심화돼 회사채 3년물 수익률이 이날 하루에만 0.3%포인트나 폭등해 연
14.3%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3대 금융시장의
가격움직임은 계속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런던 룩셈부르크 등 해외에서 거래되는 각종 한국물(코리언 페이퍼)들의
가격도 일제히 폭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홍콩에서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거래되는 원화선물환(NDF)가격은
이날 전일과 비슷한 수준인 달러당 1천3백50원선에서 거래되는 등 눈에 띠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국내금융시장 안정여부는 앞으로 2~3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의 가격 움직임에 대해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해외에서의 원.달러
가격이 급격히 호전되는 등 금융대책의 효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국내에서도 2,3일이면 원달러 가격이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
했다.

외환분석가들도 "달러값이 1천2백원을 넘어서는 싯점부터는 매매공방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번주말과 내주초반이 외환시장 안정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자금사정이 악회되면서 시중금리는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날 외환시장은 개장초 상한가 "팔자"는 주문과 달러당 1천35원에 "사자"
는 주문이 팽팽히 맞섰으나 사자는 주문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개장후 30여
분만에 상승제한폭인 10%(1백3원50전)까지 폭등했다.

증시는 오전엔 혼조를 보이다 후장들어 정부가 무기명장기채권을 허용할
것이라는 풍문이 나오면서 낙폭이 크게 줄어들어 전일대비 14.18포인트
하락한 488.41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금융시장안정 대책에 따라 시중은행의 구조개편을 호재로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여 관심을 끌었고 거래량도 전일보다 1천만주 정도 늘어났다.

시장관계자들은 "재료가 먹히고 있고 거래도 늘고있어 시장분위기가 그리
비관일색인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국내자금 시장의 불안도 계속돼 회사채금리는 전일의 폭등세가 계속되면서
0.3%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증권회사 채권매매창구에서는 이날 일부 투신사에서 수탁금인출 사태가
발생한 점, 일부 기업들이 보유회사채를 시장에 헐값에 투매한 것이 수익률
급등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단기금리는 그러나 전일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지는 안정세였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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