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금융산업 빅뱅"이 시작됐다.

금융산업 전반의 재편도 예상된다.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는 더 이상 통용될수 없게 됐다.

부실화된 금융기관은 자의에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간판"을 내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1년동안 은행 보험 증권 종금 신용금고등 모든 금융기관이
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게 됐다.


[[[ 은행 ]]]

제일 서울은행 등이 피합병대상은행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국민 신한 조흥은행등은 합병주체은행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금융대책은 일단 은행등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합병을 유도하고
합병은행에는 유상증자 융통어음할인등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간 자발적 합병은 당장 가시화되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합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리해고제도가 허용돼있지 않은데다 합병을
주도할 경영주체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정부에 의한 강제합병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점쳐진다.

정부는 내년3월말까지 자산 부채를 실사, 모든 은행을 A,B,C 등 3등급으로
분류하고 가장 낮은 등급인 C급은행에 대해서는 합병및 제3자인수를 권고
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실사가 진행돼 봐야겠지만 경영지표로 볼때 제일 서울은행 등이
C등급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실제 은행감독원이 19일 처음으로 발표한 "고정이하 불건전 여신현황"을
보더라도 총여신 대비 불건전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비율이 제일은행
은 16.7%, 서울은행은 15.1%를 나타내고 있다.

25개 일반은행 평균 6.8%의 두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밖에도 그동안 꾸준히 합병대상으로 꼽혀 왔던 동화 동남 대동 평화은행
등도 합병의 회오리에 휘말릴수 있다.

또 외환은행과 국민은행이 합치는 등 우량시중은행간,또는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지방은행)간 자발적 합병을 전격 결의할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물론 합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합병주체로 거론되는 은행들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마음을 딴데 두고 있었다.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 신한은행은 부산등 우량 지방은행을 짝짓기
대상으로 여겨 왔다.

또 합병으로 인한 동반부실화에 대한 우려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합병이라는 테마는 20일부터 금융권에 핵폭풍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 종금 ]]]

종금사 구조조정은 크게 세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또는 증권사로 피인수되는 길과 종금사간 합병이나 원래의 길을 계속
걷는 것이다.

그러나 종금사로 남게 되는 금융기관은 종전의 금융백화점에서 업무를
특화한 전문기관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종금의 기업어음영업이 은행에 개방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종금사 구조조정은 외화부문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정부는 외화조달난을 겪는 종금사에 연말까지 타금융기관과의 합병을
결의토록 하는 한편 외화차입및 대출의 미스매치(기간불일치)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1월부터 외환업무 신규영업을 정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연말까지 외화자금의 기간불일치를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모 종금사 국제금융부장)고 할 정도로 종금사 외화구조는 심각한 기간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

결국 내년부터 외환영업에서 손을 떼야하는 종금사가 수두룩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단자사에서 종금사로 전환하자마자 3개월짜리 단기외화를 빌려와
기업들에 5년짜리 리스 등으로 운용해온 삼양 경남 영남 고려 한길종금 등
지방 전환종금사들은 외환업무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종금과 한솔종금등도 기간불일치가 심각하지만 계열사들의 달러수혈로
영업정지의 위기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금사 구조조정은 정부가 내년 1월말까지 자산 부채를 실사한뒤 매긴
등급별로 3월말까지 취할 인수.합병권고등의 일련의 조치로 본격화 될
전망이다.

전국 30개사 가운데 부실여신이 이미 자기자본을 초과한 경남종금 나라종금
대구종금 대한종금 삼삼종금 삼양종금 신세계종금 신한종금 쌍용종금 LG종금
울산종금 제일종금 청솔종금 한화종금 항도종금 등 15개사는 일단 M&A권에
들 가능성이 크다는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가운데 대한종금 한화종금 쌍용종금 등은 계열증권사와의 합병,
경남종금은 한길종금과의 합병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그룹이 지분을 보유한 울산종금과 현대종금과의 합병도 배제할수 없다.

특히 신용관리기금 관리상태인 청솔종금의 거취가 주목된다.

대아건설에 팔렸다가 부실이 많다는 이유로 기금으로 되돌아온 상태이기
때문이다.

< 오광진.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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