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구성과 함께 발표된 정부의 금융대책은 매우 획기적이다.

사실 외화차입이 끊기고 외환시장이 마비상태에 이르는 등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에 처해 있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영삼대통령은 그같은 상황을 감안해 19일 강경식 부총리와 김인호
경제수석을 경질하고 그 후임에 임창열 통산부장관과 김영섭 관세청장을
각각 기용했다.

통산부장관에는 정해주 중소기업청장을 임명했다.

현정부의 임기 3개월을 남겨두고, 그것도 취임한지 8개월밖에 안된 경제
부총리를 경질한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못된다.

그러나 금융개혁 입법소동 등으로 오늘의 외환위기를 자초한 것이나 다름
없는 강부총리가 그대로 머물러 있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새 경제팀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외환위기극복과 국내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다.

더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음은 최근의 시장상황만으로도 충분히 알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신임 경제부총리가 취임 첫날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하고 금융
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특히 그 내용이 금융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 획기적 내용을 담고 있어
정부가 금융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그 효과를 기대한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획기적으로 정리하고 금융기관의 합병과 제3자인수
등을 통한 산업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한시적으로 예금전액보장제를
실시해 시장의 불안심리를 불식시키기로 한 것은 그동안 팽배했던 금융기관
에 대한 불신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시장 안정대책으로는 하루 환율변동폭을 상하 10%까지 오늘부터 확대
하고 채권시장의 개방폭도 대폭 넓히기로 한것은 달러가수요를 해소시켜
수급불균형을 완화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본다.

문제는 이번 대책이 얼마만큼 신속한 효과를 가져오고 부작용없이 추진될수
있느냐이다.

환율제도개편에 따른 핫머니동향과 금리및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 등도
주시해 보아야 할 과제들이다.

이번 조치로 어느정도 신뢰회복이 이뤄질 것은 틀림없으나 제도개편에
따른 국내외 시장반응은 좀더 시간이 지나야 알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속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단기적 위기상황을 국제기구나 교역상대국들의 도움없이 제도 개편
만으로 치유할수 있을지도 장담할수 없는 일이다.

물론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국내외의 시장반응을 보아
가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 타당성여부를
새롭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새 경제팀이 해야할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정권교체기를 맞아 정치 경제 사회 각부문이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욱 막중한 책무를 느껴야 한다.

당면한 금융위기의 극복이외에도 다음 정부가 보다 과감하게 경제를
되살리는 일에 매진할수 있는 터전을 닦아주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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