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외환위기가 홍콩,한국의 증시폭락으로 이어지면서 아시아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다달았다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의 언론들은 "한국도 이제 더 이상 경제 기적의 모델이 아니다"라는
혹평까지 내놓고 있다.

19일 전경련회관에서 "아시아 경제성장, 지속 가능한가"을 주제로 열린
제6회 글로벌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국가들이 풍부한 인적자본과 높은
저축률을 바탕으로 성장을 계속할 것이란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내적으로 금융개혁과 규제개혁을 가속화하고 외적
으로 역내 공조체제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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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추준석 < 중소기업청장 >
유한수 < 포스코경영연구소장 >
변도은 < 한국경제신문 주필 >
배이동 < 전경련 국제담당이사.사회 > ]]]


<>사회=고도성장을 구가해 오던 아시아경제가 갑자기 추락한데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추 차관보=동남아국가들이 위기에 빠진 이유는 많습니다.

우선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증가세 둔화를 들 수 있습니다.

중국이나 인도,서남아국가들에 비해 임금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지요.

또 수출증가세 둔화에 따라 무역 및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된 것도 경제
위기를 부른 원인입니다.

세번째로는 동남아 국가들에서 자본 및 외환자유화가 너무 빨리 이뤄졌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외국자본들이 지나치게 유입돼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발생했고 이 거품이
빠지면서 금융기관들이 갑자기 많은 부실채권을 떠안게 됐지요.

여기다 이들 나라가 그동안 환율을 인위적으로 고평가해 왔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이런 원인들이 복합돼 경제위기를 초래한 것이지요.


<>유 소장=동남아 국가들이 실물경제에 비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금융
시장을 개방한 게 문제였습니다.

금융은 완전 자유시장인 반면 실물부문에선 구시대적인 부패가 존재하는
모순이 있지요.

그러다보니 외국 투기자본에 공격을 받아 전혀 맥을 못추게 된 겁니다.

거기다 유럽이나 중남미와는 달리 아시아지역에선 인근 국가라고 해도
동질성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지역단위로서의 공동대처를 하지 못하게 되다보니 이런 위기가 가중된
것이지요.


<>사회=다시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
하시나요.


<>유 소장=자생력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IMF(국제통화기금)나 미국의 지원 등 국제적 합의로 동남아 경제위기가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사회=중국은 아시아경제의 혼란상황에서 다소 비켜서 있는 듯한 느낌
입니다만 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요.

중국이 아시아경제의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고도성장 추세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요.


<>변 주필=중국은 앞으로도 당분간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95년까지 처럼 두자리수 성장은 어렵겠지만요.

동남아가 최근 경제위기에 빠진 것도 결국 중국의 영향 때문 아닙니까.

태국의 시간당 임금은 3달러가 넘지만 중국은 아직 1달러도 못됩니다.

미국시장도 중국이 석권해 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등소평 사후 정치권의 세대교체도 이뤄져 앞으로 5년간은 정치적
으로도 안정을 보일 전망입니다.


<>사회=주제발표에서도 아시아의 경제발전이 한계에 다달았다는 크루그먼
교수의 지적이 언급됐지만 최근 아시아 경제성장의 원동력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유 소장=동남아의 경우는 성장의 원동력 중의 하나였던 높은 저축률과
교육열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앞으로 중국과의 협업체제가 구축
된다면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단 부정적 요인이 많아 보입니다.

동남아는 요소투입생산의 시대에서 곧바로 창의성 발휘시대로 점프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을 겁니다.

금융위기는 외부에서 도와주면 어느 정도 해결 되겠지만 산업경쟁력은
상당 기간이 지나야 회복될 것입니다.


<>추 차관보=동남아만 보면 그런 진단이 가능하지요.

그러나 아시아경제권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같은 신흥공업국들, 즉
기술 지식 집약적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룹과 80년대부터 따라온 아세안
국가, 기타 방대한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 전부 다릅니다.

지역적으로 차이가 많다는 것이지요.

경제위기의 극복 방법도 그 나라의 발전 수준과 여건에 따라서 차이가
많아질 것입니다.


<>안 교수=금융개혁과 관련, 동남아 각국들이 대외개방을 선언하고
있으면서도 대내적 구조조정은 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불일치가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나라들의 거시변수를 잘 모니터하면서 국제적인 대응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번 APEC 회의에서도 이런 방안이 논의돼야 합니다.

다자간의 국제공조체제를 갖추어 위기를 조기진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회=몇년전까지만 해도 세계경제를 말할 때 미국, 유럽, 일본 등 3극
체제의 경제구도를 많이 얘기했었습니다.

동남아가 위기에 빠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아시아 경제협력권은 구성
자체가 어려운 것 아닌지요.

미주와 유럽에 맞서 아시아경제가 얼마만큼 세력균형을 이루어 나갈 수
있을까요.


<>변 주필=미국 유럽 일본의 3극체제는 어디까지나 세계경제를 선진국
중심으로 리드하려는 관점에서 봤던 것이지요.

아시아가 단일통화를 지향하는 결속된 유럽연합(EU)에 견줄만한 경제권은
형성하기 어렵겠지만 유럽과 미국을 견제할만한 경제권은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중국의 역할과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역규모 등을 볼 때 미국을 견제하는 데서도 중국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일본이 아시아통화안정기금(AMF) 창설을 주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정서적인 문제가 있어 많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21세기 아시아가 세계 주요경제권으로서 가치를 확립하려면 장점인 교육,
저축률을 바탕으로 관광자원개발 등 나름대로의 경쟁력있는 산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유 소장=지금 미주대륙에선 북미의 NAFTA(북미자유무역지대), 남미의
메르코수르를 합쳐서 FTAA(미주자유무역지대:free trade area of the
Americas)을 만드려고 하는 등 동질성이 있습니다.

유럽도 국경이 맞닿아 있는데다 문화적인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구요.

그러나 아시아는 경제개발단계의 차이가 많고 문화적으로 이질감이 적지
않아 경제권형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공조체제를 만드는 것이 그래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안 교수=블록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아시아 경제권이 형성되면 세계경제는
삼각구도가 됩니다.

그러나 최근 동남아위기가 홍콩, 한국을 거쳐 미국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서 보듯 삼각구도는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APEC 같은 개방적 체제가 필요한 것이지요.

이안에서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등과 함께 링크역할을 해야 합니다.


<>변 주필=그런 노력과 동시에 아시아 역내에서 연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추 차관보=현재 아세안이 베트남을 포함하는 AFTA(아시아자유무역지대)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홍콩과 마카오 경제를 통합하며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서남아도 지난해 SAPTA(서남아특혜무역지대)를 출범시겼습니다.

아시아지역에서 앞으로 새로운 경제발전은 이런 구심점을 중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사회=동남아의 경제위기는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할지요.


<>추 차관보=동남아 경제위기에서 배울 것은 우리도 현재 상황에서
머물다 가는 언제가는 위기가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기술 정보 집약적인 구조를 목표로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유 소장=동남아는 우리가 볼 때 구매력이 약해 수출시장으로서의 메리트
는 적습니다.

그러나 투자대상국으로서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남아는 우리와 실물경제기반은 연계가 적지만 금융쪽은 최근 주식폭락
사태에서 보듯 상당히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 경제는 이번 어려움을 계기로 주력산업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테디셀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변 주필=역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분명한 것은 적자라는 사실입니다.

환율이 불안정해지면서 기업과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외국투자가들도 한국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지요.

정부가 정책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안 교수=우리 정부가 개방과 규제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이것이 제대로 안돼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는 자율화와 규제완화의 과제를 중단없이 추진해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정리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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