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지긋한 중년층은 물론이고 젊은주부, 더나아가 신세대들까지
한살이라도 더 어려보이려고 애쓰는게 요즈음의 추세다.

젊잖게 보인다거나 노숙한 멋이 들어있다는 평은 어느새 부담스런 말이
돼버렸다.

부잣집 며느감 같다거나 달덩이 같다는 말이 과거에는 칭찬이었으나
이제는 듣기싫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신 많은 사람들은 젊어보인다거나 튀는 것같다는 말을 오히려
더 반가워한다.

젊어보이거나 앳되게 보이고자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다운에이징
(Down Aging)상품이 뜨고있다.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이게 해주는 다운에이징 상품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노년층을 주로 겨냥하고 있는
기존의 회춘상품과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대표적인 다운에이징 상품중의 하나가 주름살제거 화장품.

태평양이 지난 3월에 내놓은 주름살제거전용 크림 "아이오페 레티놀2500"은
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화장품업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이달들어 판매 1백만개를 돌파했다.

한개 가격이 6만원정도니까 우리나라 여성들이 주름살 고랑에만 한해에
최소 8백억원을 쏟아붓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태평양의 조윤행 아이오페상품개발팀장은 "다운에이징 추세로 보아
어느정도 히트는 칠것으로 예상했지만 주름살제거제가 이 정도로 호평을
받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었다"며 "앞으로도 젊어보이게 하는 기능성
화장품들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태평양이 이처럼 성공을 거두자 LG 코리아나등 다른 화장품회사들도
서둘러 주름살제거용 크림을 내놓았다.

다운에이징에서는 남성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남성들의 다운에이징은 나이든 사람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명예퇴직바람이
불어닥친 이후 특히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있다.

직장에 다니는 중년남성들이 눈가의 잔주름 제거수술을 하거나 대머리
치료제와 가발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있는게 그 반증이다.

대머리 치료제의 경우 한때는 머리카락이 다시 나오게하는 발모제가
유행했으나 미심쩍은 효과 때문에 인기가 수그러들고 요즘에는 머리카락이
더 이상 빠지지않게하는 탈모방지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경인제약 현대약품 태평양제약등 주로 제약회사들이 개발해 판매하는
탈모방지제는 현재 10여종.지난해 60억원대의 시장규모가 올해는 1백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탈모방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제일제당 LG등 대기업들도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수입, 내년에는 이 시장이 2백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패션분야에서도 다운에이징, 즉 젊어보이기가 강세다.

흰색 와이셔츠만 고집하던 중년층들도 이제는 잉크블루에서 핑크색까지
마다하지않는다.

또 이런 패션을 주책없다고 핀잔을 주기보다는 재미있어하는 사회분위기다.

처녀인지, 애가둘 딸린 아줌마인지 알수없을 정도로 캐주얼복장에
젊게보이려는 미시족현상은 더욱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LG패션 박영희 디자이너실장은 "중년여성이나 남성을 대상으로하는 의상의
디자인 색상 소재 광고등 기본컨셉트들이 젊게보이기에 맞춰 개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직접 의학적 효과에 의한 다운에이징 상품도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DHEA 멜라토닌 에스트로겐등이 대히트를 친게 바로 그 예이다.

다운에이징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최근 미국 포천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남성이 외모가꾸는데 드는
비용만 연간 8조원(95억달러)에 달한다.

헬스 향수 피부크림등 관련부분도 다양하다.

이중 얼굴 신체성형수술에 드는 비용만도 5억달러가 넘는다.

또 머리카락 이식 재생수술을 받은 사람만 연간 19만7천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나와있다.

심지어는 불거진 배와 엉덩이를 눌러주는 남성용 거들까지 선보이고있다.

한살이라도 젊어보이기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다.

다운에이징은 이처럼 국내 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앞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있다.

삼성소비자문화원이 작성한 "2000년대 10대 소비트렌드"보고서에서도
다운에이징산업은 정보통신시스템 가상현실오락등과 함께 21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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