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의 전격 교체는 현안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9일 정부 핵심 경제각료의 전격 경질과 관련,재계는 앞으로 새 경제팀의
정책이 그룹별 현안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경제운용만을 주창해온 "강경식 경제팀"의 정책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만큼 "임창열 경제팀"은 어떤 형태로든 기업의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현안을 많이 가진 기업은 현대그룹.

일관제철소 건설사업 및 차기잠수함 사업 등 정부와 엉켜 있는 문제가
많다.

현대는 일단 표면적으론 경제팀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철소 건설사업이 이미 중앙정부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작된데다 정부에
산업입지지정 요청을 하는 시기도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여서 새 경제팀과는
관련이 없다는 게 현대 관계자들의 공식 입장이다.

게다가 임창열 신임 부총리가 취임기자회견에서 현대제철사업도 "국제
금융기관이 돈을 대겠다면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일단 새 경제팀
출범이 제철사업에 플러스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잠수함 사업의 경우는 약간 사정이 다르다.

현대는 국방부가 오는 28일 대우중공업에 차기잠수함 사업을 발주하겠다고
발표한다면 재정경제원과 통상산업부에도 진정서를 제출해 방위산업의
난맥상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직접적으로 정부와 얽혀 있는 문제는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내심으로는 새 경제팀이 부도기업의 처리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기아그룹 처리 방침의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또 방위산업 사업권을 둘러싼 현대-삼성간 갈등에 대한 경제팀의
입장이 바뀔 경우 삼성항공의 고등훈련기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 철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차기잠수함사업등 방산 사업자 결정권은 국방부가 가진
고유권한이라며 경제팀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 관계자들은 그러나 현대의 강공으로 잠수함 사업이 표류할 경우
외국 기술도입기업과의 통상문제가 발생해 경제팀이 개입할 소지도 없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대우는 또 아시아자동차 해태그룹등 최근 무너진 기업들의 처리에 관심이
많아 이 문제에대해 새 경제팀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상당한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법정관리를 신청중인 기아그룹은 임창열 신임 경제부총리가 통산부장관
시절 기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판단, 혹시나 기아의
제3자 매각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나 않을까 두려워 하고 있기 때문
이다.

반도체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한 동부그룹도 새 경제팀이 대기업의
차입경영구조 개선 차원에서 국내은행의 신디케이트론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LG 선경그룹등 정부와 당장 해결해야할 현안사업이 없는
여타기업들은 새 경제팀이 추진해나갈 금융 개혁 작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기국회를 통과되지 못한 금융개혁법이 내년 1월 임시국회에 재상정될
예정인만큼 은행의 "주인찾아주기"등 금융수요자인 기업을 위한 부분을 보다
보완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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