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백50억달러수준으로 떨어졌다는게 정설이다.

지난달말 3백5억1천만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액이 불과 18일만에 50억달러
이상 줄어든 셈이다.

이는 이달들어서도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25억달러이상이
시장에 방출된데다 종금사등 일부 금융기관들의 외화지급 불능사태를 막기
위해 당국이 20억달러가량의 긴급자금을 빌려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달 외환보유고를 3백억달러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회수했던 수탁금중
일부도 다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수준인 3개월분 수입액(우리나라의 경우 3백60억달러)을 크게 밑돌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사정이 당장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데 있다.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다 올들어 해외자본 유입이 최악의 상태에
빠져들면서 외화부족분을 전액 외환보유고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달만해도 외국계 금융기관에 갚아야할 오버나잇(하루짜리 단기차입)
자금이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현재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계금융기관의 회의적인 시각을 감안할때 이 또한
외환보유고를 헐어서 부담해야할 판이다.

또 단기외채가 급속히 빠져나가고 외국계금융기관의 채권조기회수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3백억달러로 추정되는 한국은행 외화수탁고도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7백억달러에 달하는 만기 1년미만의 단기외채가 순조롭게 롤오버
(만기연장) 되지않을 때는 IMF 등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외환보유액
이 고갈될게 뻔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