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가격변동 제한폭까지 치솟는 급등세를 연출
하면서 외환시장에 갖가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이 문을 연 직후 원.달러 환율이 상한가인 1천12원80전까지 뛰어오른
18일 외환딜러들은 고객들로부터 매수.매도주문을 받는 전화수화기를
내려놓은 대신 서류작성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환율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서 시장내에 불안심리가 확산, 달러화를
팔겠다는 사람이 사라져 거래가 체결되지 않기 때문에 비롯된 현상.

한국은행이 시장내 거래가 끊기자 실수요 증빙이 이뤄진 경우에 한해 오전
오후 한차례씩 달러화금액을 공급키로 하고 일정 양식에 필요한 달러화를
적어 팩스로 보내라고 지시했는데 이에따라 외환딜러들이 본점및 지점의
외화요를 파악해 한은에 보낼 서류를 꾸미느라 분주했던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시장이 열려 있는 시간대에 딜러들 모두가
주문을 받는 대신 서류를 작성하기는 지난 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 도입
이후 처음"이라며 "4백여개가 넘는 지점을 상대로 일일이 실수요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숨가쁘게 거래를 중개하는게 훨씬 쉬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장내 거래는 당연히 극도로 위축되는 현상을 나타냈다.

개장직후 당일결제물(투데이)이 상한가에서 딱 한번 거래됐고 실제 외환
거래로 볼수 있는 익일결제물(투머로)은 오전 11시13분이 돼서야 이날의
처음이자 마지막거래가 성사됐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시장 개설이래 환율이 이처럼 오르기도 처음이지만
거래건수도 이처럼 미미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19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이 가격변동제한폭까지 오른 점도 이날 세워진
신기록중이다.

우리의 경우 시장평균환율제를 사용, 다음날 매매기준율은 당일 거래된
달러화의 가중평균가격이 고시되는데 이날 상한가에서만 달러화가 거래돼
매매기준율도 당연히 상한가까지 오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장마감이후 실수요 증빙을 갖추고 들어와 달러화를 사가도록
하던 기존과는 달리 은행 딜러들이 결제용 달러화수요를 오전과 오후 팩스로
신청하면 달러화를 공급하는 민첩함도 발휘했다.

외국환을 취급하는 시중은행들은 개장직후 환율이 변동제한폭까지 오르자
달러화 현찰을 고객들에게 팔때 적용하는 현찰매도율을 달러당 1천5원45전
(매매기준율 9백90원60전으로 산출)에서 1천27원99전으로 즉각 재고시하는
순발력을 과시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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