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쯤이면 대기업의 채용시기가 되기 때문에 취업을 앞둔 학생
들의 마음이 바빠지고, 기업은 기업대로 더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재의 자질과 소양은 조금씩 변하게 된다.

최근 기업에서는 창의적이고 응용력이 뛰어나며 맡은바 업무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프로정신을 지닌 사람을 인재로서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 의하여 인재들을 선발하고 나면 그들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부서배치를 하게 되는데, 이때 자신의 희망과 조직의
배치기준이 달라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탈무드중 "그릇"이라는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매우 총명하지만 생김새가 추한 랍비가 어느날 로마제국의 왕녀를 만나게
되었는데, 왕녀는 "뛰어난 총명이 못생긴 그릇에 담겨 있군"하고 비아냥
거렸다.

그러나 그 랍비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으며 "왕궁안의 술은 어디에
담겨져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왕녀가 술은 항아리나 술병같은 그릇에 담겨 있다고 대답하자 랍비는
"대로마 제국의 왕실에서 겨우 항아리에 술을 담아놓다니, 금그릇이나
은그릇도 많을텐데..."하며 놀란 체하였다.

이 말을 들은 왕녀는 당장 항아리의 술을 금그릇과 은그릇에 옮겨놓았으나
술맛이 변하여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 왕의 진노를 산후 술을 다시 항아리
에 담아두게 되었다.

아무리 귀중한 것일지라도 그 쓰임새에 맞지 않으면 쓸 수 없음을 일깨워
주는 글이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했다고 할지라도 그 쓰임에 맞는 제자리를 찾아주지
못하면 그 인재는 자신의 역량발휘를 다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 이상으로 인재의 적성과 특성을 잘
파악하여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생동감있고 활력
넘치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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