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노동시장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는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이다.

정리해고제는 올 3월부터 시행된 새 노동법에 포함 됐지만 시행은 2년
유보돼 있다.

근로자파견제는 논란 끝에 결국 도입되지 못했다.

정리해고는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경영난에 대비해 사전에 합리화 노력을
하려는 기업이 일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98년 2월말까지는 국내 기업들은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조치는
못하게 돼있다.

그렇다고 98년 3월부터는 가능해지는 것도 아니다.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제약하는 조건들이 너무 많아서다.

근로기준법 31조는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해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 해도 해고가 곧바로 허용되는게 아니다.

여기에도 조건이 많다.

우선 해고회피 노력을 다해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해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31조 2항).

인력부문에서 아웃소싱을 늘리려는 기업들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인
근로자파견제는 아예 도입하지도 못했다.

근로자파견업은 "공급계약에 의해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사업"
인 근로자공급사업으로 해석돼 현행 직업안정법에 저촉된다.

직업안정법 시행령 제22조는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범위를
"국내 근로자 공급사업의 경우는 노동조합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파견업체가 성업중이다.

전국에 8백여개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파견업체에 파견스태프(staff)로 등록돼 각 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약 22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기업들의 인력충원 속도는
느려질 수 밖에 없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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