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경영은 다른 신경영기법들과 어떻게 다른가.

"스피드 경영은 좀더 구조적인 개념이다.

TQM(전사적 품질관리), JIT(적시부품공급시스템) 등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자는 취지의 다른 기법들이 모두 스피드 경영의 한 구성 요소가 될수
있다.

스피드 경영은 각각의 기법들이 회사의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조적인 측면에 촛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말하자면 약과 아스피린의 관계다.

아스피린도 약의 일종이지만 특정 증세에만 쓰인다.

스피드 경영은 약에 비유될수 있다.

스피드경영은 건강한 기업을 만드는 치료제라는 얘기다"


-스피드 경영의 핵심 요인은.

"경영층과 직원 모두가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경영층뿐 아니라 직원개개인이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고 담당분야에서
여기에 맞게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릴수 있어야 한다.

"인적자원"이 스피드 경영의 결정요인이란 얘기다.

직원들이 권한과 능력을 가지도록(empowered) 훈련시키는게 스피트경영의
관건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직원들은 명령받은대로 하도록 수동적으로 길들여져
왔다.

이제 이런 방식으로는 안된다"


-스피드 경영체질로 개선하려면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은 빨라지고 종류는 다양해졌으며 고객들의 취향은
제각각이다.

이런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스피드 경영의 첫단계는 규모의 경제
(economy of scale) 대신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를 채택하는 것이다.

규모가 동일한 것을 말한다면 범위는 다양성을 뜻한다.

둘째 단계는 다양화의 목적이 고객 개개인의 입맛을 맞추는데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고객에게 어떻게 가치를 가져다 줄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스피드 경영의 주요 요인으로 관계(relationship)을 강조했는데,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는가.

"그런 면에서 아시아 국가들은 우위를 갖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인맥등 관계를 소중이 여긴다.

서구에는 이런 전통이 희박하다.

아시아문화가 스피드 경영의 핵심요소인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스피드경영체제로 쉽게 옮겨갈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한국기업의 스피드 경영수준을 평가한다면.

"한국기업들은 가족중심의 경영체제를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스피드경영에는 유리한 기반을 갖췄다고 말할수 있다"


-스피드 경영의 관점에서 한국기업의 문제점은.

"직원들에게 권한이 제대로 위임돼 있지 않은 것 같다.

한국 경영진들은 직원들에게 좀더 많은 신뢰를 가져야 것 같다.

기술에 대한 맹신도 문제다.

기술은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는 보조도구일 뿐이다.

이런 이해없이 기술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값비싼 댓가를
치를 것이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한국에서는 첨단화가 표피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기업가정신으로 충만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의 활약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할수 있다.

이와함께 기업간 협력부진도 눈에 띤다.

한국기업들은 대개 1개 기업하고만 관계를 유지할뿐 전략에 따라 다양한
기업들과 손잡는 경쟁과 협력의 전략이 다양하지 못한 것같다"


-기업들의 스피드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정부는 최대한 간섭하지 않는게 상책이다.

독점금지법 등을 내세워 기업간 협력을 막는다거나 국가간 울타리를 친다면
오히려 문제만 낳는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하는 첫째 임무는 글로벌 비즈니스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둘째 기업들이 높은 윤리와 도덕성을 유지할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정부가 윤리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뇌물관행을 없애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얘기다.

교육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것도 정부의 커다란 역할이다.

양질의 교육이 이뤄진다면 기업으로서는 그만큼 스피드 경영을 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재교육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다.

기업에게는 커다란 짐이다.

만약 국가가 교육을 제대로 시켜 준다면 이런 부담은 크게 줄 것이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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