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법무팀 조정규이사(47).

그에겐 이사외에 또다는 호칭이 뒤따른다.

"조변호사"다.

사법시험출신이 아닌 그에게 따라다니는 변호사님 소리가 의아하다.

그러나 "국제변호사"란 단어가 의문을 풀어준다.

지난해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 나타난 신상변화이기
때문.

그는 국내에선 보통사람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어엿한 변호사다.

거꾸로 국내 사시출신 변호사가 미국에서 활동하지 못한다.

그래서 각국에서 인정하는 변호사 자격증은 국제화시대에 살아남기위한
"안전판"이다.

로펌뿐만 아니라 기업 법무팀에도 조이사같은 국제변호사의 수요가 날로
늘어나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이를 반영 LG 삼성 대우 선경 현대 등 대기업들은 아예 법무팀직원을 현지
로스쿨에 유학 보내는 등 국제변호사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또 현지에서 외국인 변호사를 직접 채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제화와 현지화를 한몫에 거머쥐겠다는 뜻에서다.

기업법무팀의 국제변호사는 <>기업을 잘 이해하는데다 <>의사결정이
신속해 긴급사건 발생시 즉시 투입가능한 "5분대기조"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외국기업과의 합작투자시 이들이 깊숙히 개입해 투자분석 협상 합작
계약서작성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변호사는 어떻게 양성되나.

최대 법률시장인 미국에서 변호사가 되기 위한 방법은 2가지.

LSAT(로스쿨입학시험)을 거쳐 정규법과 대학인 로스쿨의 JD(Juris Doctor,
3년과정)에서 2년 이상을 마치거나 국내법대를 졸업하고 미국변호사협회(ABA)
가 인정한 법대의 LLM(라틴어인 Legum Magister로 법학석사란 뜻임) 1년
과정을 끝내면 시험자격이 주어진다.

LLM과정은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에만 있다.

한국인은 단기코스인 LLM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그룹은 세계진출이 활발한 94년부터 외국어평가 영어계약서 작성 구술
면접시험 등을 종합평가하는 내부선발과정을 통해 매년 2명씩 국제변호사로
키우고 있다.

조정규이사(상사) 고정한부장(화학)이 지난해 뉴욕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석봉우부장(전자) 등 3명이 유학중이다.

선경그룹은 경영기획실의 윤순한부장을 비롯해 조재선이사 김승일차장
(선경)이 뉴욕주변호사이며 황석진부장(SK)은 일리노이주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

대우그룹의 국제법무실의 천승헌실장을 비롯해 배진한 박노문씨 등이
뉴욕주변호사.

또 삼성그룹에는 하정훈과장(물산) 등 7명의 자체양성 변호사가 활약중이며
4명이 미국의 로스쿨에서 연수중이다.

현대자동차는 95년부터 JD와 LLM에 각각 1명씩 유학을 내보내고 있으며
법무팀 직원을 2년마다 미국 위스콘신대 서머로스쿨에서 5주간 위탁교육
시키고 있다.

선경그룹 윤순한부장은 "기업활동 자체가 국제화돼 있어 국내 및 미국
변호사 자격을 동시에 소유한 변호사를 채용하는게 바람직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워 법대출신의 법무팀 직원중 선발과정을 거쳐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따게 하고 있다"고 국제변호사 양성배경을 밝혔다.

"국제변호사"는 이제 글로벌경영시대와 치열한 세계무역전쟁에서 "제갈량"
의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됐다.

<김문권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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