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로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10주기를 맞는다.

삼성그룹은 이를 기리기위해 이날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각계 저명인사및
삼성 계열사 임직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주기 추모식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이 추모식은 전직 국무위원과 재계원로를 비롯해 학계 문화계 법조계 등
5백여명의 각계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호암 이병철 선생 10주기 추도위원회
(위원장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주최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들 추모위원 이외에도 고 이회장과 친분이 있던 해외 유명인사및 삼성
계열사 임직원 5백여명이 참석할 계획이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주요 해외인사로는 나카야마 요시히로 일본외무성 특별고문, 야마자키
카츠히로 니케이영상사장 등이 꼽힌다.

이어 19일 오후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추모위원들이 경기도
용인에 있는 고인의 묘소를 참배하고 고인이 생전 국내 경제계에 끼친 업적과
경영철학 등 유덕을 기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삼성은 고 이회장 10주기 추도행사의 일환으로 18일 호암아트홀과
상공회의소에서 각각 호암선생이 생전에 제정한 효행상시상식과 호암선생의
전반적인 업적으로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를 가졌다.

또 20일에는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삼성계열사 연합합창단이 협연하는 추모
음악회 열고 내년 2월까지 고 이회장의 추모수집명품전도 호암미술관에서
동시에 가질 방침이다.


[[[ 호암 업적 ]]]

1910년 경남 의령군에서 태어난 고 이병철회장은 31년 일본 와세다대 정경과
를 수료한뒤 사업에 뜻을 품고 마산에서 36년 협동정미소를 세우면서 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이어 38년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설립하면서 고 이회장의 기업활동
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47년 서울로 이주한뒤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하고 51년에는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삼성물산을 설립, 사장에 취임하고 연이어 제일제당 제일모직을
잇따라 세우면서 그룹체계를 갖춰나갔다.

57년에는 국내기업 처음으로 사원공채를 실시, 전문경영인 양성의 기반을
구축했고 한일은행 동양제당 삼척시멘트 안국화재 상업은행 등을 차례로
인수, 그룹의 기틀을 다졌다.

현재 그룹의 주축인 삼성전자를 69년 설립했으며 74년부터는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책에 따라 삼성석유화학 삼성중공업 삼성항공 삼성정밀공업
등을 잇따라 출범시켰다.

특히 77년 12월에는 사내외의 우려와 반대를 무릎쓰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결정, 오늘날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시키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고 이회장의 이같은 의욕적인 사업추진에는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라는
3가지 경영철학이 항상 자리잡고 있었다.

일제치하와 한국전을 겪으면서 나라없는 기업의 무가치함을 뼈저리게 체험한
호암선생은 "기업의 사회적 봉사는 세금 임금 배당등을 통해 국가운영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면서 기업자체의 유지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것"이라는 말로
사업보국의 표현했다.

또 생전 기업은 인간이 운영하는 것이라며 경영에서 인재육성을 제1의 목표
로 두어 수많은 삼성출신의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배출하기도 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