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법,감독기구법외에도 11개 금융개혁관련법안들마저 모두 무산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외환시장과 증권시장관계자들은 일과가 끝난 17일
저녁에도 잇달아 대책회의를 여는등 분주한 보습.

이들은 관련법안이 무산되면서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는
하면서도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파가 몰아닥칠 것으로 우려하는 표정이
역력.

외환 딜러들은 특히 정부가 환율방어선을 포기한 만큼 20~30원 더 뛰어
오르는 것은 일도 아닌 상황이 됐다며 IMF 구제금융신청 등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환율예측이 무의미한 상태라며 걱정.

증권회사들 역시 "올 것이 오는 것 아니냐"며 이번에 주가가 다시
꼬꾸라지면 회복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걱정.


<>.재정경제원은 17일 국회 여야총무회담에서 금융개혁법안의 회기내
처리에 관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자 크게 허탈해 하면서 망연자실.

재경원 관계자는 "법안의 국회통과가 좌초될 경우에 빚어질 대내외 파장이
두렵다"면서 "신한국당이 단독으로라도 재경위와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막바지 국회통과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모습.

재경원은 그러나 관련법안의 국회통과가 18일에도 무산될 경우에는 해외
에서 정부정책의 신뢰성과 추진의지가 불신당해 가뜩이나 경색된 자금
공급로가 더욱 막히고 국내 투자자의 해외이탈도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

또 정부가 나서 간신히 달러당 1천원 미만에서 관리해온 원 달러 환율도
제어선이 무너지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상이 초래될 것으로 걱정.

재경원은 이와함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아도 약효가 신통치 않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좀더 광범위하고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

한편 재경원 내부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도 당연히 검토해야
되는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이와 관련, 재경원 관계자는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경우에는 수년간 국내
산업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IMF로부터 지도감독 받고 구조조정기간중에는
제로 성장률도 감수해야 하는 등 국내 경제정책이 엄청난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

< 김성택 기자 >


<>.한은법개정안과 통합감독기구설치법의 국회통과가 결국 무산되자
한국은행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직원들은 "불행중 다행"이라는 분위기.

한은직원들은 관련법안이 국회재경위를 통과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분위기 반전으로 이 계획을 보류.

한은직원들은 자신들의 요구대로 한은법개정을 뒤로 미룬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면서 이제부터는 금융시장안정등 관련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수행
하자고 다짐.

일부에서는 한은법개정무산에 따른 재경원과의 업무협조차질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한은직원들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재경위방청을
위해 국회에 들어가려다가 50여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또 6백여명직원은 이날 낮12시 신한국당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진뒤 오후
2시45분경 해산.

< 하영춘 기자 >


<>.은행들은 국회가 금융개혁법의 핵심인 한국은행법 금융감독관련법이
무산된데 대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는 아니지만 내심 반기는 태도.

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영업을 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은행감독원으로부터
감독원을 받는게 실무적으로 불편이 덜하다"며 "정부가 감독하게 되면
아무래도 감사원적 시각이 개입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

반면 일각에선 "전세계적으로 금융의 겸업화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에 비춰 업무장벽을 허무는 작업은 하루가 시급하다"며 아쉬워하는 표정을
보이기도.

은행들은 그러나 금융개혁법을 둘러싼 이번의 힘겨루기가 혼란속에 논의
없이 밥그릇싸움으로 일관하고,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의 더 불안케 한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 이성태 기자 >


<>.증권업계에서는 국회에서 금융개혁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졌다는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특히 금융개혁법안이 시행되면 금융권의 인수합병(M&A)이 주식시장의
테마로 등장할 것을 기대했으나 이에대한 희망이 무너져 버렸다며 안타까움
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성태 쌍용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폭락장에서도 금융산업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나마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여 장세하락을 저지했으나
이것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더이상 고객들에게 추천할 종목이 없어졌다"
고 말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도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도
한국정부는 금융개혁 법안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외국인의 핀잔에
대해 아무런 할말이 없어졌다"며 "한국정부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 외에는 현재 금융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없다고 말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 김남국 기자 >


<>.보험업계는 한은법과 금융감독기관통합법등의 처리가 내년으로 넘어간데
대해 "예상됐던 일"이라면서도 정치논리로 인해 시급한 금융개혁이 지연된데
대해 적잖이 안타까워하는 분위기.

특히 대형보험사들은 "어쨌든 보험전문가들이 감독기관에 계속 잔류하는
것이 낫다"며 이번 귀결에 다소 안도하면서도 차제에 보험감독및 행정부문에
변화가 있어야 할것이라고 주문.

한 관계자는 "통합 금융감독원이 설립될 경우 보험감독분야의 "물갈이"로
업계의 사정을 알리는데만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됐다"며 다행스럽다는 반응.

그러나 다른 한 관계자는 "이번에 금융개혁관련 법안들이 처리됐을 경우
한은의 독립성격하 등 각론적으로는 일부 우려되는 대목도 있었지만 전체적
으로는 일단 분위기를 바꿔본다는 차원에서 변화가 필요했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언급.

이 관계자는 "보감원의 경우 과거보다 세부적인 보고서까지 요구하는 등
불필요한 간섭이 늘어나 보험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법안처리여부와는
관계없이 사업비축소 등 "재무건전성제고"라는 대원칙만 고수하고 나머지는
대폭 업계자율에 맡겨가는 보험감독업무의 방향전환이 있어야 할것"이라고
주문.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