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전방위, 해태의 기능성, 동양의 코아브랜드, 크라운의 다품종,
농심의 장수제품전략" 과자회사들의 제품개발전략은 5사5색이라 불릴만큼
판이하다.

각 사의 뚜렷한 컬러는 회사의 규모와 기술력에 맞게 세워지지만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성향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롯데제과는 국내 선두업체답게 전방위 공략전법이다.

특히 유명 수입제품들의 기를 꺾는데 선봉에 서 있다.

곳곳에서 국산이 수입제품에 밀리기만 하는 상황속에서도 과자분야에서
만큼은 국산과자가 수입제품을 압도하고있다.

이것은 롯데의 제품개발력 판매력이 방패막이가 되고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인 제품이 껌과 제크 칙촉이다.

이 제품때문에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있는 나비스코의 릿츠크래커와
칩스아오이가 유독 국내시장에서만 맥을 못추고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껌회사인 미국의 위글리는 아직 국내에 제대로 발도
못붙이고있는 실정이다.

롯데는 동시에 국내 경쟁사들에도 허점을 보이지않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다품목 전략을 통해 아무리 작은 틈새시장이라도 놓치지않기위해
이를 겨냥한 제품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있다"고 밝히고있다.

이를 위해 롯데는 매달 10가지 이상, 즉 사흘에 하나꼴로 신제품 또는
기존제품을 개선한 리프레시제품을 내놓고있다.

이런 다품목전략은 주력제품의 인기가 시들해져도 다른 제품이 받쳐줘
전체적인 안정감을 잃지않는 "위험분산 포트폴리오"작전이다.

해태제과가 밝힌 제품개발의 기본방침은 기능성 소재개발.

소비자들의 관심이 건강과 다이어트에 쏠리고있는 만큼 여기에 부응하는
제품들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해태는 설탕 소금 열량이 적은, 이른바 3저 제품을 비롯 눈 치아 머리등
각 신체에 좋다는 제품을 집중 개발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전략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해태의 기능성전략은 롯데껌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대히트한 덴티큐에서
성공사례를 찾을 수있다.

최근 잇따라 내놓는 제품들 가운데 눈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
안토시아노사이드껌, 다이어트과자를 표방한 칼로리바란스 이밖에 여러가지
무설탕껌에 각별한 정성을 쏟고있다.

제과회사들 가운데 가장 대조적인 전략을 구사하고있는 회사가 동양제과와
크라운이다.

동양제과는 "똘똘한 놈만 잘 키우자", 즉 소품종 대량생산주의다.

동양제과식으로 표현하면 코아브랜드 전략이다.

자기 회사사람들도 다 기억하지 못할 만큼 수없이 쏟아지는 신제품들
가운데 소비자들로부터 적극적인 환영을 받는 제품은 사실 몇가지 되지
않는다.

코아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는 동양의 경우 전체 70여가지 제품가운데
20가지 제품이 총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초코파이 치토스 썬칩 포카칩 후라보노껌등이 대표적인 코아브랜드다.

최전방 공격수들이 대부분의 골을 넣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절대
필요하듯이 비코아 제품들도 찾는 소비자들이 있는 이상 꾸준히 개발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다.

코아브랜드전략은 경영 생산 제품관리등 여러가지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아
동양제과의 수익률은 어느 제과회사보다 높은 편이다.

크라운은 정반대다.

"고객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끊임없이 변하는 시점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바로바로 제공할수 있어야한다"는 것이 크라운 윤영달 사장의
지론이다.

이른바 "다품종 적정생산"전략이다.

흔히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고 표현되는 말이다.

경영수지를 맞추기위해 품목을 줄이는 것은 단기간의 이익을 보장해주지만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크라운의 판단이다.

그래서 크라운은 동양의 매출에 비해 3분의 2수준이지만 제품가짓수는
비슷하다.

기발한 신제품들을 내놓는 것은 롯데 해태도 감탄할 정도다.

크라운이 최초로 내놓은 신제품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죠리퐁
초코하임등이 있다.

최근에는 솜사탕을 봉지에 넣은 솜비라는 파격적인 제품도 선보였다.

이런 크라운의 다품종 적정생산은 제품개발력에 확실한 자신감이 없다면
나올 수없는 전략이다.

농심은 스낵만을 취급하는 회사라는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동양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있다.

새우깡 양파링 포테토칩이 자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다.

농심은 신라면이 라면업계의 최고인기상품으로 장수하고 있듯이 이들
장수상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그만큼 원료선정에서부터 이들 제품에 쏟는 정성도 대단하다.

농심은 앞으로 새 제품을 개발해 키우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들 기존제품
위주로 광고와 판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