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이 어느때보다 좁은 올해 보험업계 역시 사정은 그다지 좋지않다.

보험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내실경영에 주력하기 위해
신입사원 선발규모를 예년보다 다소 줄일 계획이기때문이다.

생명보험 "빅3사"중에서도 삼성생명은 신규인력 채용규모를 작년의
절반수준으로 잡고있으며 교보생명도 선발규모는 5백명으로 보험사중 가장
많지만 작년에 비하면 역시 절반수준에 그치고있다.

손해보험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미 면접절차까지 마친 현대해상의 경우 작년보다 10명이 줄어든
2백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며 LG화재 역시 지난 10월중 채용한 1백명을
포함, 올해 선발인원은 지난해보다 50명 줄어든 1백50명에 그칠 전망이다.

다만 대한생명이나 삼성화재같은 일부 대형사들은 최근들어 업계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있는 점을 의식,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인원을 늘려 뽑을 예정이다.

중.소형사들은 아예 선발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세워놓지 못하고 있다.

생보사의 경우 올해 사실상 신입사원을 선발하지않는 곳이 흥국 태평양
국민 한덕 신한 코오롱 고려 삼신 고합 한성 조선 금호 국제 두원 BYC
태양 한일 등 무려 17개사로 전체 33개사의 절반에 이르고있다.

또 이미 지난 7월과 10월에 인력을 선발한 동아와 동양은 작년의 절반
수준인 44명과 30명씩의 신규인원을 채용하는데 그쳤으며 지난 11일
면접절차를 끝낸 동부는 지난해보다 5명 늘어난 20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이밖에 영풍과 푸르덴셜 네덜란드 프랑스 라이나 아메리카등 외국사들은
"결원시 수시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뽑더라도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보여 크게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

손보사들 역시 "채용기근"이기는 마찬가지다.

신동아화재는 당초 50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었다가 선발계획을
취소했으며 해동화재와 대한.한국보증보험도 선발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10월과 11월초 면접절차를 마친 동양화재 대한화재 제일화재
동부화재 등도 선발규모를 작년보다 다소 작게 잡아놓고 있다.

이렇게 취업사정은 좋지않지만 보험분야는 젊은이들에게는 한번
도전해볼만한 직장이다.

시장규모가 이미 세계6위권이지만 생.손보사 모두 경기불황임에도 불구,
내년이후에도 두자릿수의 고속성장이 예상되는데다 업무영역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여서 새로운 "할일"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손보사의 경우 재보험시장의 대외개방이라는 변수는 있지만 그동안
만성적자의 원인이 돼왔던 자동차보험시장이 수익성있는 시장으로 여건이
바뀌면서 시장이 계속 커지고있는데다 조만간 산업재해보험이나 의료보험의
민영화조치 등이 나올것으로 예상돼 성장잠재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또 현재 1백조원을 넘는 엄청난 자산의 운용 및 관리를
위해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불가피해 이분야에
뜻이 있는 응시자에게는 어느 금융기관보다도 활동할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더욱이 자산운용전문가의 수요는 앞으로 계속 커지는 반면 현재까지의
인력구조에서는 전문인력이 취약해 입사후 이분야에서 입지를 굳혀가면
승진 및 대우면에서 크게 혜택을 볼 가능성이 많다.

보험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점차 개선돼가는 추세지만 아직은
높지않고 신설생보사의 경우 지급여력부족등으로 앞으로 1~2년내에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빠져들 공산이 크지만 그래도 보험은 미래의 유망
산업으로 도전해 볼만하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