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문 <대우 회장비서실>

작년에 입사한 내가 "면접은 이렇게 하는 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한다면
주제 넘은 일일 것이다.

그래서 다만 여기서는 내가 면접을 치르면서 나름대로 느꼈던 점에 대해
들려주고자 한다.

제일 먼저 지원동기가 뚜렷해야 한다.

이때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대답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우는 어떤
회사이며, 이곳에서 회사와 자신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고 할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대답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대학시절부터 "세계경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대우야말로 도전정신을 펼쳐보일 수 있는 곳이라고 확신하고 지원했다.

세계를 가슴에 품고 땀흘려 뛰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있게 대답할
것이다.

둘째, 지원자의 세계화 정도를 알아보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해외경험이 없다고 해서 주눅들지는 말아야 한다.

실제적인 경험 못지않게 타문화에 대한 열린마음,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밑받침이 될수 있는 어학실력을 짧은 시간이지만 최대한 보여주고자 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과 유연한 사고를
보여줘야 함은 물론이다.

셋째, 대우는 장기간의 신입사원 연수보다는 교육을 병행하면서 곧바로
실무를 담당시키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따라서 면접관들은 집단토론이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지원자들의 발표력
논리력 분석력을 평가함으로써 업무능력을 파악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또 한가지는 자신의 논리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우정신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대우정신"이란 대우가 67년 창업때부터 간직해 내려오고 있는 창조 도전
희생정신을 말한다.

내가 대우에 들어와 느낀 것은 "대우정신"이 상징적 구호가 아니라
대우인들 가슴속에 자리잡은 실천적 정신이라는 것이다.

30년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오늘날의 대우를 만든 "정신"이기 때문에 대우에
들어오고자 하는 지원자들이라면 한번쯤 창조 도전 희생정신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자.

참고로 희생정신이란 개인의 일방적인 인내와 양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살기 위한,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땀흘림으로 이해하는
적극적인 사고가 유리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