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인상을 줘라"

올 하반기 취업전쟁에 나서는 대졸자들의 전략 1호다.

30대그룹 인사담당 임원들이 첫손 꼽는 인재덕목이 바로 적극성과 진취성
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는 적극적인 태도만이 예기치 못한 장애물
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게 인사담당자들의 판단이다.

여기에다 21세기에 걸맞는 독창적이고 국제적인 면모까지 보여줄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반면 세일즈능력등 실무적인 면을 신입사원 선발때 주요 잣대로 본다는
응답은 단 1곳도 없었다.

구체적인 스킬보다는 "기본적 자질"이 인력을 보는 눈이라는 말이다.

30대그룹 취업담당자들은 "취업난이라지만 지원자 숫자만 많았지 막상
뽑으려면 뽑을만한 사람이 적다"며 오히려 구인난을 호소한다.

취업대란이라지만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해 준비한다면 취업걱정은
안해도 좋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더욱이 10대그룹의 경우 올 하반기 선발인원이 오히려 예년보다 늘어났다는
희소식도 있다.

선경의 경우 원래부터 올 선발인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한데다 현대 LG그룹이
당초 예정보다 늘려뽑겠다는 막판 뒤집기를 선사했다.

당초 지난해수준(2천1백명)을 뽑겠다던 현대가 1천1백여명이나 늘어난
3천2백명을 채용하겠다고 나섰고 LG도 원서접수 이후 "불황때 인재를 확보
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지시로 동결방침을 바꾸고 계열사별로 최대
20%까지 늘려 채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될 경우 LG의 올 하반기 채용인원은 전년동기보다 약 3백명 증가
한다.

선경은 SK텔레콤등 신규사업의 인력소요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보다 1백50명
더 뽑기로한 상태다.

삼성과 대우는 작년수준에서 동결, 결국 5대그룹만 놓고 보면 무려
1천6백90개나 일자리가 늘어난 셈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0%에 해당하는 숫자다.

10대그룹으로 범위를 넓혀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법정관리로 신규채용이 중단된 기아그룹을 제외하고도 9개그룹의 선발인원
이 지난해 기아를 포함한 10대그룹 채용인원보다 6백명이나 늘어났다.

반면 10위 아래로 내려가면 공기는 싸늘해진다.

지난해 하반기 1백명이상을 선발했던 진로와 5백명을 뽑겠다던 뉴코아,
1백5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었던 해태가 갑자기 좌초, 7백50여명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이외에 공채를 중단한다는 기업도 동국제강 거평 미원 신호4개 그룹이며
나머지도 대부분 줄여 뽑거나 동결한다.

"불황기 인재확보"에 나서는 그룹은 두산 코오롱 고합 동부 아남등 5개
그룹뿐이다.

그나마 이들 그룹의 채용증가규모가 2백62명에 그쳐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올 하반기 취업희망자수가 32만명으로 20%나 늘어났기 때문에
전반적인 취업경쟁은 훨씬 치열해졌다.

입사원서 접수 마감 결과 서울이동통신 1백38대 1, 동양그룹 75대 1,
LG텔레콤 70대 1, 한화그룹 37대 1 등 "바늘구멍"이란 말이 절로 나는
신기록이 속출했다.

업종별로 채용현황을 봐도 취업난이 어느정도인지 쉽게 감지된다.

기아의 좌초와 내수부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계 자동차부문은 30%
이상 채용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철강 시멘트부문의 채용전망도 잿빛이다.

한보 삼미 등 굵직한 철강업체들이 쓰러진데다 기아특수강까지 타격을
입는 바람에 철강업계는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대양금속 연합철강 풍산등도 올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는다.

동양시멘트 쌍용양회등 시멘트쪽에서도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 없다.

철강 시멘트 업종에서는 오히려 하반기 공채를 실시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장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섬유 의류업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을 하는 기업은 이랜드와 국제상사등 극히 일부기업
이다.

효성T&C 나산 BYC 성도어패럴 에스콰이아등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기업들도
거의 축소선발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던 신원이 올해는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인원은 미정이다.

공기업도 취업한파에 휩싸여 있다.

한국전력 36.2%, 한국중공업 50%씩 채용인원을 줄일 방침이며 한국가스공사
는 하반기 공채를 아예 안한다.

금융권 취업도 "하늘의 별따기"다.

은행 보험 증권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올 채용규모를 작년보다 크게
낮춰 잡고 있다.

불경기인데다 대기업 부도의 악영향으로 채산성이 크게 나빠져 "자구"를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일은행 서울은행은 감원을 진행중이어서 신규채용은 불가능한 상황이고
외환은행도 올해 하반기에는 신입사원을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보험권도 사정은 마찬가지.

비교적 경영이 좋은 삼성 교보 대한 등 "빅3"조차 채용인원을 대폭 줄여
잡고 있어 보험사 입사는 예년보다 훨씬 어려울 전망이다.

소규모 신설사들은 거의 신규채용을 하지 않을 작정이다.

주식시장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증권사들도 일제히 감량경영에 돌입, 신입
채용은 미미하다.

대신 신영 장은 보람 현대증권이 회사별로 10~60여명씩 뽑을 예정이다.

취업한파가 불어닥치면 여대생 취업은 아예 얼어붙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대 삼성 LG등 대그룹은 일정비율을 여대생에 할당하고 있어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현대는 채용인원의 11~12%인 3백30~3백40명, 삼성은 12%선인 3백10여명을
여대생 일자리로 할당하고 있다.

LG와 대우그룹은 각각 13%, 10%씩을 여성으로 뽑는다.

연말까지 상시채용하는 선경그룹은 5백50명 가운데 10%의 여성대졸자를
SK텔레콤 등 정보통신분야에 고용할 계획이며 한화그룹도 13%인 50명정도
여성을 채용한다.

이밖에 태평양그룹과 이랜드는 각각 30%를 여성인력으로 충당하며 한전의
경우 여성응시생에게 총점의 5% 가산점을 주는 여성고용 인센티브제도를
적용한다.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에서 외국계기업이나 중소기업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이들중에는 확장세에 있는 기업이 꽤 많아 취업문도 그만큼 넓다.

외국계기업의 경우 상시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원하는 회사에 미리미리 이력서를 내놓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결원이 생기면 들어온 이력서를 우선 참고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중 비교적 많은 인원을 뽑는 곳은 한국IBM(1백명), 오라클코리아
(50명), 한국후지쯔(30~40명), 한국3M(30~40명), 한국얀센(20명) 등이며
컨설팅업체 앤더슨 컨설팅도 30여명을 뽑는다.

모토로라코리아 휴렛팩커드 한국P&G 한국듀폰 필립스전자등은 상시채용을
한다.

중소및 벤처기업중에는 오히려 채용규모를 크게 늘리는 경우도 많다.

특히 사업다각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신흥기업들과 전자 정보통신 분야의
중소기업및 벤처기업들중에는 대기업 못지 않게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곳도
있다.

광통신 무선통신 장비 생산업체인 성미전자(70명), 갈륨 비소 반도체기술의
선두주자인 씨티아이반도체(2백명), 국내 최대의 CNC(수치제어)장비 업체
터보테크(50명), 대동주택(70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견그룹으로는 일진(1백10명), 동방(50명), 미주(30명) 등이 하반기
공채를 실시한다.

직업평론가 김농주씨는 "올 하반기엔 우수 중견기업과 벤처기업에 취업
예정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며 "이에 관한 정보를 잘 수집하면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도 크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