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건설예정인 경기도 파주 교하지역에 부동산투기를 한 혐의로
조사받고있는 공무원 수가 수백명이나 된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다.

망국병인 부동산투기를 단속해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조장하고
있다는 소문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며, 그동안 여러차례 문제도 됐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적발된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노와 개탄을 되풀이 하기에 앞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
투기를 뿌리뽑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먼저 규제일변도의 부동산정책을 바꿔 시장자율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행정규제가 너무 많고 2중3중의 규제로 비효율적이라는
원망은 그야말로 해묵은 얘기지만 조금도 개선되는 기색이 없는 실정이다.

물론 가용토지가 적고 더구나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는 현실에서 섣불리 규제완화를 시도하다가는 큰
혼란을 불러오기 쉽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린벨트 환경영향평가 등 큰 정책적인 틀은 당분간 유지하더라도
구청 등 일선 행정기관에서 지엽말단까지 개입하는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현실은 하루빨리 개혁돼야 한다.

둘째로 공무원의 행정정보 독점을 타파하고 밀실행정을 공개행정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번 파주 교하지역의 부동산 투기도 용인지역과 마찬가지로 택지개발예정
지구 지정과 관련한 개발정보가 미리 새나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설교통부 등 관계당국은 정보누설을 막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뾰족한 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를 비롯 내무부 국방부 농림부 환경부 산림청 철도청
지방자치단체 주택공사 토지개발공사 지방의회 등 여러 관계기관들과
협의해야 하며 협의기간도 평균 1년정도 걸려 처음부터 보안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많은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일을 90년대 이전처럼
협의없이 전격적으로 밀어 붙이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유일한 해결방법은 개발정보를 공개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럼하되 개발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할 때부터 예정지구를 발표하고 협의를
거쳐 확정되면 과거 발표시점의 싯가를 기준으로 토지를 수용하면 된다.

지금처럼 택지개발 예정지구가 지정된 시점의 싯가로 토지를 수용하면
이미 땅값은 오를대로 오른 뒤이고,미등기전매 등으로 투기단속및 개발이익
환수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과거처럼 개발도 하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사유재산처분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일정기간안에 예정지구 지정여부를 확정해야 하며 이기간중에
토지거래를 제한할 필요도 없다.

이같은 방식은 택지개발 뿐만아니라 모든 개발게획에 확대적용돼야 하며
그래야 부동산투기를 원천봉쇄하고 아울러 정보독점의 폐단을 막아 진정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공개행정이 이루어질수 있다.

관계당국은 규제와 독점은 비리를 낳게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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