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섬유업계에 절실한 과제다.

인력난, 고임, 낡은 생산설비 등으로 생산성과 경쟁력이 떨어진 섬유업체
들이 불황이라는 국내적인 난국과 개도국의 추격이라는 해외의 도전에
맞서기위해 뼈를 깎는 변신을 모색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면방업체들의 경우 88년 이후 3저현상의 퇴조와 함께 지속적인 경기부진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5~96년에는 더욱 어려움이 가중돼 많은 면방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했다.

원면가격이 오른 것도 문제거니와 설비노후화, 고임금, 심각한 인력부족
등도 큰 현안이 된지 오래다.

이때문에 면방업체들은 현재 있던 시설을 뜯어 원면산지나 노임이 싼
개도국으로 옮기고 있다.

기존의 공장부지는 다른 용도로 전용을 추진하는 곳들이 많다.

올 5월 현재 방직 협회원사중 12개사가 23개 공장을 인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 탄자니아
(아프리카) 등에 설립하고 있다.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이 확정된 정방기는 92만추에 달하고 있다.

너나없이 나가는 분위기여서 산업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현실
이다.

화섬은 최근 계속된 설비증설로 생산량도 계속 늘어 외형상으로는 순조
로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전반의 화섬공급과잉과 이로인한 화섬가격하락 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됐다.

더구나 국내 주요수요업계인 폴리에스터장섬유직물업체들이 수출부진으로
잇달아 부도를 내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

화섬사들은 경기가 악화되자 인원감축을 통한 슬림화를 추진하는 한편,
생산설비의 고속화 연속화 자동화를 통해 소요인원을 줄이고 있다.

이에따라 화섬업계의 지난해 12월 기준 종업원수 합계는 2만8백92명으로
전년동기보다 1천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함께 화섬사들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해외생산을 추진, 개도국의 저임을 이용하려는 경향이다.

면방이나 화섬이 닥친 어려운 환경변화는 업계로 하여금 생산과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시야를 국내의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화하도록 몰고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섬유업계는 섬유부문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비의류, 산업용 섬유 등
고부가가치분야를 찾아 사업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며 아예 유통 정보통신 등
다른 분야로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도 흐름을 이루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