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시장은 WTO체제 출범에 따른 세계교역 자유화와 함께 수입개방
유통시장 개방으로 극심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자금력과 상품기획력이 약한 많은 패션업체들은 이탈리아 프랑스의 고가
수입품과 중국에서 밀려드는 중저가 제품 앞에서 안팎으로 도전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OEM(주문자상표 부착방식) 수출의 경험을 글로벌브랜드
사업으로 활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패션업계의 해외진출도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진출 사업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해외컬렉션 및 전시회에 꾸준히 참여를 시도하고 있고
이와함께 내셔널브랜드의 해외유통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외브랜드의 인수합병 등 대기업의 직접투자도 모색되고 있다.

고유브랜드로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가 데코다.

데코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고베 나가사키 등에 6개의 매장을, 중국 북경
대련 상해 천진 등 주요백화점에도 진출, 9개의 매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일본진출은 특히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꼽힌다.

나산은 중국에서만 2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북경 사이트백화점과 천진 상해의 이세탄백화점에 입점해 있고 나머지
매장은 직영 또는 대리점이다.

신원은 중국 상해와 북경 광주 심양에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홍콩 일본지역
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서광도 북경 상해 심양에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섬은 안테나숍으로
상해에 재고물량을 판매하는 할인매장을 설치했다.

한섬은 지난해초 일본에 현지법인 "한섬저팬"을 설립, 일본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랜드그룹매장은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중국 상해와 심양 심천 대만
등 각국에 퍼져 있다.

이들 패션업체들의 주공략 대상은 중국과 일본이 가장 선호된다.

중국은 가깝고 시장잠재력이 있으며 재고물량을 처분하는 할인매장
설치지역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일본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선택된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유럽이나 미국시장보다 더 친근하기 때문에 선호된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패션선진시장에 매장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진태옥 이영희 이신우씨가 세계패션중심지인 프랑스 파리에 매장을 마련,
활동하고 있으며 트로아조는 뉴욕에, 루비나와 김철웅씨는 왓카에서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다.

안지히씨도 워싱턴에 판매거점을 설치했다.

이들의 해외매장 운영은 해외컬렉션 참가와 병행해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

국내 디자이너들은 93년부터 파리 밀라노 뉴욕 도쿄 등 세계 4대 컬렉션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93년 이영희씨의 첫 파리컬렉션 참가이후 이신우 진태옥 장광효씨 등 4인이
파리컬렉션을 통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 성공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트로아조가 뉴욕컬렉션에 참가, 뉴욕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김동순씨도
정기적으로 도쿄컬렉션에 참여,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쌓고
있다.

김영주씨는 국내 유일하게 밀라노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는데 쇼룸과 사무실을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밀라노에 진출할 참이다.

한혜자씨가 뉴욕의 기성복 전시회인 뉴욕프리미에르에 2회째 참여, 뉴욕
진출을 준비중이다.

박춘무 이경원 박은경 심상보씨 등 젊은 디자이너들도 한국패션협회의
지원을 받아 파리프레타포르테 전시회를 준비해왔다.

이들 해외진출 디자이너들은 세계인이 공유할수 있는 한국적 멋을 창조해
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