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국면의 경제재건 및 국가경쟁력강화의 최선봉으로 플랜트엔지니어링
산업의 위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화학공장 등 거대장치산업의 "사업타당성조사에서 시운전까지"를 총괄해
떠맡고 있는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들이 21세기의 산업경쟁력을 위한 다리를
탄탄히 이어주는 주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은 사실 인지도면에서는 낙제점을 받아왔다.

사업특성상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탓이다.

그러나 경제발전을 뒷받침하고 체질을 강화하며 그 규모를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는 항상 우등생역할을 해왔다.

올해 6월말현재 국내 엔지니어링업체수는 1천23개.

이들 업체의 지난해 사업수주액은 국내 2조4천7백50억원, 해외
1천5백64억원 등 총 2조6천3백14억원 규모.

국내총생산(GDP)대비 0.63%, 그리고 국민총생산(GNP)대비 0.68%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수주액은 지난 73년보다 1천3백16배나 많은 것이다.

이는 그러나 설계 등 소프트부문만을 계산한 것.

엔지니어링사업중 소프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무리 커야 5~1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는
의미이다.

당장 삼성 대림 현대 LG 등 국내 4대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가 기자재구매
시공 등을 포함해 해외에서 턴키방식으로 수주한 프로젝트 수주액이 지난해
1조2천6백92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3조4천억원선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이를 짐작할수 있다.

실제로 엔지니어링(소프트부문)은 산업의 전후방 연쇄효과를 나타내는
중간수요율이 94%로 제조업의 57%, 서비스업 평균 39%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 산업부가가치 유발계수는 0.92로 전산업의 0.78이나 제조업의 0.67보다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오는 2005년의 엔지니어링(소프트부문)시장이 지금보다 5배나 커져 GDP의
1.37%인 10조8천1백50억원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엔지니어링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특히 플랜트엔지니어링업계는 현재 국내시장개방과
해외영업환경의 악화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출범이후 시장개방폭이 확대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입으로 안방 문고리마저 풀리게 됨으로써 외국 초대형 업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플루어다니엘 등 면허를 획득한 5개사를 포함해 시공분야 30개사,
엔지니어링 66개사가 국내에 진출해 좁은 시장을 잠식중이다.

이 산업의 역할 및 중요성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도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형편이다.

해외에서는 주력시장인 동남아시장이 통화위기로 인해 기존 사업을
포기하거나 무기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90년초 t당 에틸렌플랜트수주가격이 요즘에는 1천달러선으로 내려갔고
7백~8백달러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많아 이익률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4%대였던 세전이익률이 2%선으로 떨어졌고
대림엔지니어링은 5~6%에서 3%선까지 주저앉았다.

엔지니어링업체들은 이에따라 스스로의 체질강화 노력과 함께 정부차원의
지원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우선 관련업체의 시장조사 및 해외영업활동을 지원하고 해외투자에 대한
손실준비금제도의 도입등 조세 금융 보험을 망라한 선진국형 지원체제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차원의 장기투자계획에 따라 경험에서 축적되는 핵심공정기술을
개발하고 고급인력의 육성에도 힘을 더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소프트부문은 과학기술처, 기자재구매는 통상산업부, 설치와
건설은 건설교통부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정부의
담당업무를 일원화해 종합적이고도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재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