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매매기준율 기준)이 3일 연속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가며 달러당 9백8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7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은 외환시장 개설이래 가장 높은 9백79원40전으로
고시될 전망이며 이로써 원화가치는 지난해말(달러당 8백44원20전)에 비해
13.8%가 평가절하됐다.

외화차입난에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외화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종금사들
의 달러화 매입 등이 모두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기업체들이 네고물량(원화환전을 위한
달러화)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환율 방어선이 5원씩 후퇴중"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외환당국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상승세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개입이 환율안정책이 아닌 급등세 완화조치로 격하되는 상황"이다.

한 딜러는 "이달들어 20억달러 가량의 매도개입이 이뤄졌지만 시장이
안정된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며 "5원 후퇴 때마다 새로운 수요가 2배씩
생기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딜러들은 또 "종금사등의 외화자금 결제수요 등을 감안할 때 매도개입
물량이 소화되는 적정규모는 2억~3억달러 가량"이라며 "그러나 4일에 7억
달러, 6일에 6억달러 등 개입물량이 모두 소진된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고 말하고 있다.

결국 원화환율 상승기조는 당분간 지속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수요도 지속돼 수요초과 상태가 개선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외부로부터의 달러공급기대는 사실상 포기해야할 상황이다.

신용도가 떨어져 외국의 금융기관이 외화를 대주지 않으려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외화차입을 시도한 금융기관들이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게 그 실례다.

외환보유고가 빠듯해 국내에서의 견제는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전반적인 시장상황도 비정상적인 상태가 유지될 정도로 모양이 일그러져
있다.

여기에 엔화의 환율이 달러당 1백24엔대를 형성, 달러화 강세가 예측되고
있는 것도 원화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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