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신문들이 잇따라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에서 터무니없는 악성루머까지 가세해 정부와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뉴욕 홍콩등 금융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외화자금이 부족해 IMF
(국제통화기금)에 1백억달러의 긴급차관을 신청했다느니, 공식 발표한
외환보유고는 3백5억달러지만 태국처럼 선물환거래로 대부분을 매각해
50억~60억달러밖에 남지 않았다느니 하는 루머가 그럴듯하게 포장돼 나돌고
있다는 것.

뿐만아니라 군사쿠데타발생설이나 산업은행 파산임박설과 같이 말도 안되는
루머마저 있다는 것.

정부와 금융관계자들이 해외로부터의 확인전화에 대해 해명하고 있고 미셀
캉드시 총재가 IMF지원과 관련해 직접 해명을 했지만 불신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루머는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나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즈
같은 외국의 유수한 경제지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한 비관론을 전개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일자에 ''한국경제 우려감 증폭''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를 비롯해 5일자에는 한국의 외환보유고에 대한 불안감
증폭 기사를 비중있게 취급하는 등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즈지도 최근에 각각 1면 머리기사와 칼럼을
통해 기업의 과잉설비, 은행부실문제 등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부관계자들은 이같은 보도가 일면 타당성이 있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호황기에는 문제가 안됐던 사안들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있어 우리의 어려움
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들면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가 넘는다는게 정부의 발표이지만
실제로는 1백억달러 정도에 그친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환시에 개입해 쓴 규모를 20억~2백억달러라고 상당히 폭넓게 추정돼
실제보다 상황을 나쁘게 만드는 경향도 있었다고 관계자는 지적했다.

또 영국의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선진국 주요 언론이 한국의 금융상황을 ''위기''로 몰고가는 악의적 보도를
내보내고 있어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IHT는 지난 6일자 ''한국의 금융위기 공포''란 1면 머릿기사를 통해 "한국은
곧 태국이나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심각한 금융위기에 봉착할 것"
이라며 "한국도 태국과 인도네시아처럼 IMF의 긴급구제금융을 받을지 모른다"
고 보도했다.

악성루머는 최근 국내주식시장의 침체, 환율의 급등 등으로 국내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외국인들이 악의적으로 흘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쨌든 이같은 보도와 루머가 국가신용도 하락효과를 증폭시켜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외화차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주가하락 환율급등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어
적절한 흥보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7일 "최근 한국시장이 다소 안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정도는 아니다"라며 "국내 사정에 어두운 일부 외국언론들이 시장에
돌고있는 소문 등에 근거해 한국상황을 왜곡 보도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강력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강경식 경제부총리는 이날 최근 한국의 금융상황을 과장보도한 주요
언론들에 대해 해명자료를 보내고 이를 지면에 반영시켜 줄것을 강력히
요구하라고 한국개발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자문관실 등에 긴급지시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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