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반등하는가 싶던 주가가 걷잡을 수 없는 폭락세로 돌변했다.

주가급락세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투매에 가까운 외 매도공세.원화환율의
불안한 움직임이 지속되자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 부었고 일본 홍콩 등 세계
증시 급락의 영향과 최근 급반등에 따른 경계매물과 차익매물까지 가세했다.

지난 3일 외국인한도확대와 함께 잠시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들이
다시금 집중매도세로 돌아선 최대 배경은 끝을 알수 없는 외환위기.

증권사 국제영업 관계자들은 최근 외국인의 정서에 대해 "한도확대와 함께
일부 외국인투자자들이 SK텔레콤 등 일부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긴
했지만 기존의 외국인매도세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한전에 대해선 외국인한도확대에도 불구하고 연일 순매도가
이어졌으며 삼성전자와 포철의 경우에도 투자 한도가 채워지지 않을 정도다.

그 결과 한도확대후 이틀간의 순매수를 끝으로 다시 순매도로 선회했다는
풀이다.

특히 7일엔 전장중반부터 하한가로 무조건 팔겠다는 투매현상마저 연출됐다.

외국인투자자사이엔 우리나라의 외채상환능력을 의문시할 만큼 한국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아 이같은 집중매도로 이어졌다는 것이
국제영업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세계증시 동반등락의 파장도 국내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된다.

7일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와 홍콩의 항셍지수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만6천엔과 1만포인트가 무너지는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에선 최근 산요증권의 도산과 같은 금융시스템불안이, 홍콩에선
외환시장과 연계된 금리급등이 각각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기관들은 시장안전판이라는 기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최근 반등국면에서 주식매수에 나섰던 일반개인들도 차익매물을
쏟아냈다는 분석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최근 단기매매성향이 짙은 일반개인 자금이
유입되던 차에 외국인투매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주식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외국인매물을 잠재우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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