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QM (전사적 품질경영)만이 살길이다"

갈수록 뒤처지고 있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품질경영활동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불황과 환율폭등 등 경제가 총체적인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체질을 하루빨리 품질경영체제로 전환, 고객만족의 새로운 고품질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표준협회는 11월 "품질의 달"을 맞아 각계 인사를
초청, 좌담회를 마련했다.

"경영환경변화와 품질경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죄담회에는
안광구 한국표준협 회장, 이순목 우방그룹 회장, 김정국 현대중공업 사장,
이회식 경기대 교수(대한품질경영학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는 이회식 교수가 맡았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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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최근의 경제 사회적인 어려움은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는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품질을 통한 산업경쟁력 향상방안과 문제점을 토론할수
있는 좌담회를 갖게 된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먼저 최근 한국표준협회 회장으로 취임하신 안회장께서 최근의 국내외
경영환경과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지적해주시지요

<> 안회장 = 선진국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해오면서 양적 성장에
걸맞는 충실화 과정을 거쳐온데 반해 우리의 경우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면서 많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임금 금리 물류비 공장용지가격등의 생산요소비용이 경쟁상대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지난 12년간 시설투자 내용중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는
75%인 반면 시설개체를 위한 투자는 13%에 불과하는 등 아직도 대규모
생산능력증대 투자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주요 산업별 핵심기술도 선진국의 45~58%에 불과하며 연구개발비투자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한마디로 전반적인 산업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볼수 있지요.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장의 틀을 다시 짜는 한국경제의
개조이며 이를 위한 기반조성입니다.

<> 김사장 =국내에서 기업을 경영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고임금구조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85년 임금수준 (제조업기준)을 100으로 할때 95년 임금지수는
416.8로 4배이상 상승, 일본 130.4, 미국 132.7은 물론 대만 255.5,
싱가포르 27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 95년 11.2%, 96년 11.9%의
임금인상이 이뤄졌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이에따라 우리기업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고 이와 맞물려
고용창출보다는 인원을 감축하려는 경향이 있지요.

금융지원에 관한 문제도 큽니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되고있는 동일계열 여신한도제로 대기업들의 추가적
은행여신이 불가능해 제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게됐고
제2금융권 역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위주로 여신을 운영하면서 중소기업의
부도를 확산시키는 역기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 사회 = 고임금구조와 종업원의 근로의식, 이에따른 인력난과 금융지원
등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말씀이군요.

지난해부터 민간건설시장이 개방되기 시작한 건설업계는 어떤지
이회장께서 말씀해주시지요.

<> 이회장 = 지난해 민간건설시장개방에 이어 올해 공공시장, 내년에는
전문건설시장이 개방돼 안팎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국내건설업체의 경쟁력은 취약한 실정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최근 연구자료에 따르면 선진국의 종합적인
건설기술을 100으로 할때 우리의 기술수준은 평균 70정도라고 합니다.

자칫 국내건설업체가 외국업체의 하도급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지요.

우방의 경우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위해 품질경영을 통한 세계화와
첨단화에 구슬땀을 쏟고있습니다.

지난 92년 초일류생활문화창조를 위한 "위드2001"을 선포하고 종합적
품질경영사무국을 설치,전사적인 경영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있지요.

설계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렴하는 각종 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공사비산출,공정관리등 사내외 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지향적 품질시스템을 확립해놓고 있습니다.

<> 안회장 =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품질경영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기업에서 품질경영을 도입 실천하는데 문제점이 두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품질을 높이려면 비용이 추가된다는 고정관념"입니다.

둘째는 "품질은 작업자 손끝에서 나온다"는 생각입니다.

일반적으로 국산제품은 끝마무리가 좋지못하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현장작업자의 책임인가 하는 것입니다.

품질이 작업자의 손끝에서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작업자의 손끝을 지배하는 것은 경영관리층의 리더십이라는 사실
또한 분명히 해야합니다.

엄격히 말하면 품질에 대한 책임은 여하한 경우에도 경영관리층에 있으며
품질에 대한 문제는 경영관리층의 지도력부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품질관리(QC)가 품질경영(QM)으로 발전하게된 중요한 이유중
하나입니다.


<> 사회 = 지난 5월 미국 올란도에서 개최된 미국품질학회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도 각 대표자들이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가장 많이
강조하더군요.

선진국에서는 품질경영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떻습니까.

<> 안회장 = 87년 미 연방정부는 국가차원에서 기업의 품질경영활동을
확산시키기위해 말콤볼드리지상을 제정하고 주정부차원의 품질경영상시상
제도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50개 주정부가운데 약 3분의 2이상이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요.

일본의 경우 이미 50년대부터 통계적 품질관리활동을 전개해 60년대에
현장중심의 소집단 개선활동인 품질분임조를 창안하고 전사적 품질관리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51년에 제정된 데밍상은 일본제품의 품질에대한 신뢰성을 세계로부터
확보한 권위있는 상이 됐습니다.

이들 선진국 품질경영의 특징은 한마디로 범국가적인 추진축을 바탕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아래 개별 기업이 품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사회 = 이번에 한국품질대상을 수상한 김사장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실제로 품질경영활동이 어떻게 기여했는지, 또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 김사장 = 현대중공업은 지난74년 최초의 대형유조선 인도시점부터
품질경영운동을 시작했습니다.

90년에는 ISO9001인증을 국내처음으로 획득하고 97년 3월엔 ISO14001
인증을 따내 환경체제의 기반을 구축했지요.

이같은 품질경영체제확립으로 97년 5월 현재 6백86척을 인도함으로써
세계 최대선박 건조실적 및 최고의 설계기술력, 최신설비, 최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 이회장 = "제품에 대한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건설업에서의
품질경영은 다른 어떤 산업부문보다 그 필요가 절실하지요.

예를 들어 전자제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부품을 갈아끼우고 약간의
로스를 감수하면 되지만 주택건설제품의 하자는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들지않으면 손해가 뻔히 날줄 알면서 부수고 다시 짓게할만큼
품질에 관한한 엄격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제 신조입니다.

그러나 건설업이 정확한 데이터보다 경험에 많이 의존하기때문에
품질경영시스템을 전부문에 걸쳐 확립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다행히 "내집처럼 짓는다"는 올바른 장인정신을 우방 임직원 모두가
가슴에 품고있어 품질경영마인드를 접목시키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로인해 건설업계 최초 품질경영상수상과 소비자만족도 및 입주자
만족도에서 잇달아 1위를 차지하는등 눈부신 성과를 거뒀습니다.

<> 안회장 = "망치회장" 소리를 들으실만 하군요.

모든 건설업체들이 방금 말씀하신대로 "내집처럼 짓는다"는 마음으로
건설에 임하면 문제는 해결될수 있지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20세기는 "생산성의 시대"라고 불리고 다가오는 21세기는 "품질의
시대"가 될것이라고 많은 세계석학들은 예견하고 있습니다.

"품질한국"으로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품질경영비전을
수립하고 품질경영의 발전방향을 강구해야할 것입니다.

한국의 품질경영비전은 "2010년 세계최우수품질국진입"입니다.


<> 사회 = 기업경영자의 입장에서 품질경쟁력향상을 위해 정부기관이나
표준협회에 건의하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지요.

<> 이회장 = "위기는 곧 호기"라는 말이 있듯 지금 우리는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구태의 허물을 벗고 다시한번 발돋움할 시점에
있습니다.

대외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택건설업체들이 이제 좀더
자유스럽게 설계하고 지을수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하고 소비자에게도
선택할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합니다.

아울러 품질경영추진본부인 표준협회의 역할제고 및 품질경영추진
기업체에 대한 지원강화,대국민홍보가 시급합니다.

품질에 대한 최종평가는 소비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므로 소비자들이
"품질경영"을 올바로 이해하고 국가가 인정한 품질경영우수기업체를 믿고
사랑할때만이 이땅에 참다운 품질경영이 실현될수 있기때문입니다.


<> 사회 = 현대중공업의 경우 품질경영활동의 주안점을 어디에
두어왔는지요.

<> 김사장 = 품질경영활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톱의 리더십과 의지뿐만
아니라 가치창출의 원동력이라할 수 있는 종업원의식이 중요합니다.

이를위해 우리기업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함은 물론 기본을 중시하는
전사적 품질경영 교육훈련으로 모든 계층이 품질경영에 대한 열의를 갖고
혁신과 개선활동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안회장 = 품질경영활동은 우리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도 실천적인 수단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정부는 93년 기존의 공산품품질관리법을 개정 보완, 품질경영촉진법을
제정해 시행해오고 있지요.

앞으로 보다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품질경영추진을 위해
국가품질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 사회 = 국가품질시스템 구축은 품질경영의 활성화로 현재의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대처, 21세기 우리 후손들이 경제적 여유를 마음껏
누릴수 있는 선진 경제국을 건설하는 첩경이 될 것입니다.

오랜시간 좌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