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붉은 악마"인가.

한동안 PC통신내에서는 "붉은 악마"란 이름을 두고 찬반논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좋은 이름 놔두고 왜 하필이면 악마를 붙이는가"라는게 반대측의 주장.

그러나 붉은 악마 운영진은 이름의 역사성을 감안, 계속 유지키로 했다.

"붉은 악마"는 지난 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당시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4강의 신화를 일궜던 한국팀에 붙여졌던 별칭.

외국언론이 한국팀의 돌풍을 시샘해 "복수의 여신"이란 뜻의 "레드
퓨어리스(Red Furies)"라고 부른데서 유래됐다.

붉은 악마는 당초 모임이 출발하기 전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 결과
채택된 것이다.

처음에도 반대의견이 많아 이름을 짓는데만 4개월이 걸렸다고.

2. 붉은 악마는 왜 "KOREA"를 "COREA"로 쓰나.

붉은 악마가 내건 플래카드에는 언제나 "COREA"가 표기돼 있다.

고문을 맡은 유영춘씨가 설명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영문표기는 본래 "COREA"였으나 일제 식민지 당시 일본이
올림픽에 출전, 한국보다 먼저 입장하기 위해 "KOREA"로 바꿨다.

일제 잔재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 축구팀 응원단도
일본이 일방적으로 지은 "KOREA" 대신 "COREA"를 쓰기로 한 것이다"

3. 붉은 악마의 조직력은 어디서 나오나.

붉은 악마가 매 경기마다 보여준 놀라운 조직력은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만든다.

해답은 운영진의 피나는 노력과 PC통신이라는 수단이다.

우선 신인철 회장을 비롯한 10명의 운영진은 경기전 자신의 일도 제쳐둔채
응원준비에 몰두하는 헌신파들이다.

운영진중에는 40대 교사도 있다.

PC통신도 회원을 하나로 묶는데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PC통신내 "붉은 악마방"에는 회원끼리의 대화나 운영진의 전달사항이
수시로 오른다.

전국 4천여 회원은 PC통신이라는 하나의 끈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면 된다.

운영비는 모두 자발적으로 낸 회비로 충당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