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의 보안관리가 허술하다는 사실을 최근 신문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총리실에서 32개 정부 주요부처 기관의 보안관리 실태를 점검하였는데
보안관리 규정 위반사례가 2백50건이나 적발되었다고 한다.

적발사례중에는 국익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정책에 관한 문서를
캐비닛에 넣은채 잠그지 않고 퇴근하는 등 보안관리실태가 한심한 수준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얼마전 방송에서는 사무실 문도 잠그지 않고 심지어 사용중이던 컴퓨터를
그냥 켜놓고 나가는 모습도 소개되었다.

정권말기에는 으례 공무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지는 모습을 우리는 목격해
왔다.

그러나 이와같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문서를
방치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권은 바뀌어도 국가는 영원하다.

공무원들이 한 정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마음자세가 어느때 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만약 사무실에 방치된 중요서류가 간첩이나 적대세력에게 넘어간다면
어찌 되겠는가.

일반기업에서도 회사 기밀유지를 위해 보안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는데
하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부가 이를 소홀히하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계당국은 정부부처의 보안실태를 철저히 점검하여야
하겠으며 또한 다시는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보안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강선우 <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