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통신장비산업 이렇게 육성한다 ]

강봉균 < 정보통신부 장관 >

정보화의 물결이 지구촌에서 일기 시작하면서 정보화수요는 모든 나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정보통신장비산업은 주요 기술선진국에 의하여
독점되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정보기술협정(ITA)이 금년 2월에 체결됨으로써 정보통신
장비에 대한 제로관세율 대상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와 통신기기
등 장비산업은 국가간 관세장벽마저 무너지고 있다.

우리의 과제는 국내수요를 우리 산업으로 충당하고 나아가서 광대한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정보통신산업은 원천기술면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뒤떨어지고
있으나 디지털기술인 CDMA 상용화기술 등에서는 오히려 선진국을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주요 기술선진국의 세계시장 분할에 적극 참여할 잠재역량을
갖고 있다.

세계 정보통신시장의 규모가 매우 크고 그 성장속도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우리의 통신장비산업을 경쟁력있는 수출산업
으로 발전시키는데 성공한다면 향후 10~20년간 우리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될것이다.

정부는 이같이 한국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정보통신장비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첫째 정보통신장비산업의 실질적 국산화율을 제고하기 위하여 R&D투자를
높이는 것이다.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야 하며, 상용화기술개발에는
민간업체들의 투자가 제고되어야 한다.

정부는 2001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할 중장기계획을 마련했으며 이 연구
개발비는 정부연구소와 학계및 산업계의 모든 두뇌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쓰여질 것이다.

이러한 연구개발 투자는 현재 30%선에 머물고 있는 CDMA단말기의 국산화율
을 75%이상 제고시킬 것이며, 미래정보통신기술에 있어서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혀 나갈수 있다.

둘째는 연구개발투자의 전략적 제휴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통신장비업체들은 개별적인 연구개발비나 연구인력 면에서
선진국의 초대형 업체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주요 전략기술제품 개발에는 국내업체들이 공동개발하는 체제로
나가지 않으면 선진국을 따라갈수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TDX,CDMA와 국산주전산기 등 주요 정보통신장비 개발에
주요 업체들이 공동참여한 좋은 경험을 갖고 있다.

앞으로 국내기업은 물론 선진국 벤처기업까지도 기술제휴를 확대할 것이다.

셋째는 미래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정보통신분야는 2년만 지나면 새로운 제품이 나올 정도로 기술진보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곧 낙오자가 되고 만다.

차세대이동통신기술인 IMT-2000, 디지털방송, 위성방송통신, 무선가입자회선
(WLL), HDTV(고선명TV) 등의 분야가 우리가 도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넷째는 기술개발투자를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이다.

특히 전문인력 양성은 민간기업이 담당하기 어려운 분야이므로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내년부터 연간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하여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인력
의 질이 선진국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다섯째 기술개발 투자능력은 확보하고 있는 시장규모에 달려 있기 때문에
국내수요만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도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민간기업의 새로운 기술개발 제품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위해 기술개발능력은 있으나 세계시장 진출에 필요한 자금능력에
한계가 있는 중소 벤처기업을 위하여 체신금융자금을 장기저리(외환대출금리
수준)로 융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