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기업은 바빠진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다가오는 새해의 살림살이를 준비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기업이나 일반 가정이 다를 바가 없다.

그 중에서도 신입사원을 뽑아서 한 가족으로 맞아들이는 일은 기업에
있어서 중요한 행사중의 하나이다.

올해는 사회 환경이 다소 어렵다고는 하나 기업의 미래를 내다 보면서
참신하고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일이야말로 결코 소홀히 할수가 없다.

엊그제도 면접이 있었다.

신입사원을 면접할 때마다 느끼는 소감은 신입사원 개개인의 재능을
발굴하고 다양성 속에 창조적 능력을 발휘할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회사가
효율적인 지원을 할 것인가하는 대목이다.

조선조 효종때 홍만종이란 학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자신의 성품에 대해 "뜻은 크나 재주가 엉성하고, 말은 고상하나 지식이
얕고, 민첩하기를 좋아하나 몸가집이 둔하고, 방종을 좋아하나 작은 예절에
얽매인다"고 하면서 "남을 따라 지조를 바꾸지 않고, 밉다하여 그 사람을
모함하지 않는 나만의 쓸만한 성품이 있음을 깨우쳤을 때는 이미 늙어
있었다"고 한탄했다.

어느 나라에서는 학생들에게 산수를 잘하면 산수 우등상, 운동을 잘하면
운동 우등상, 봉사 우등상, 협동 우등상, 리더십 우등상 등 그 아이의
개성이나 장점을 살려 주는 그런 우등상을 준다고 한다.

어쩌면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때 누구에게나 그 사람만의 쓸모
하나씩을 준 것 같다.

한사람 한사람에게 숨겨져 있는 보물을 가려내 알아 주는 것이 스승이나
선배가 해야할일이 아니겠는가.

개개인의 개성과 재능은 무시되고 다양한 가치를 성적이라는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관행은 바로 고쳐져야 한다.

멀지않아 다가올 21세기는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는 세상으로 변모해
갈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에 걸맞는 21세기를 짊어질 인재상을 육성해야 하는 일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제일 큰 과제임을 명심하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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