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전해오는 짜릿한 전율, 막연한 기다림을 생동으로 가져가는 손맛!

바로 이 손맛이 강태공들에게는 쉽게 뿌리칠수 없는 유혹이 아닐까?

국내 최대규모의 민간종합연구원인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낚시동호인
그룹인 "연조회"도 바로 이런 손맛을 잊지 못하는 강태공들의 모임이다.

"연조회"는 모두 25명의 회원이 낚시를 통한 친목도모와 취미생활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지난 1988년 결성됐다.

매년 3월의 연구원 창립기념 낚시대회를 시작으로 시조회, 정기출조, 납회
등의 빡빡한 일정으로 연구원의 동호인그룹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발한 활동은 아마 30대초반에서 50대초반에 이르는 회원들의
다양한 연령구성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끼고 있는 포항의 지역적인 특성상
대부분의 회원들이 골수 낚시광인 까닭이다.

"연조회"는 그동안 양포와 구룡포를 비롯한 동해안일대는 물론 멀리
통영까지 원정바다낚시를 다녀왔다.

포항 인근은 물론 경주와 영천, 그리고 안동댐까지 경상남북도 일원의
거의 모든 저수지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시간 낚시를 다니다보면 재미있는 일도 많이 일어난다.

한번은 낚시대회에서 조황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어망을 채웠지만 하루종일
허탕만 친 한 회원이 낚싯대를 접으려는 순간 그만 눈먼 가물치가 낚싯줄에
걸려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가물치 덕분에 그 회원은 특별상을 수상하는 횡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지난해 처음 출전한 전국낚시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러한 쾌거로 연조회는 연구원의 홍보는 물론 동호회의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낚시는 기다림 그 자체라고 한다.

자신과의 인내력 싸움은 물론 보이지 않는 상대와의 지루하고도 힘든
경쟁이자 도전이 바로 낚시의 묘미인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