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자유화가 진전되면서 금융기관간 장벽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갖가지 유형의 금융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상품별 특성은 물론 가지각색.

금융상품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이자규모도 제각각이다.

어느정도의 금액을 어느곳에 얼마동안 예치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축에도 적극적인 마인드를 도입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맡기기만 하면 금융기관이 알아서 불려줄 것''이라는 소극적 태도는 떨쳐
버려야 한다.

이제는 제대로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제대로된 재테크가 가능한,
그야말로 ''재테크 정보시대''이다.

꼼꼼을 떨면 돈이 보인다.

<> 재테크 환경을 먼저 따져 보자 =금융상품이 아무리 각양각색을 띤다고
해도 태생적 속성상 몇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은 높은 금리를 보장할 수 없다.

금융기관으로서는 맡긴 돈을 일정기간 굴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유리
하기 때문.

또 돈을 맡기는 기간이 길면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단고장저(일정기간을 넘어서면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는
감안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시중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일 거라는 예상이 반영된
결과이다.

얼마만큼의 자금을 맡기느냐도 관건.

대부분의 금융상품들은 목돈을 우대하고 소액은 홀대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소액이면서 예치기간이 짧더라도 상당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 있다.

따라서 이런 상품을 찾는 노력을 통해 재테크의 지혜를 쌓아갈 수 있다.

투자자금 규모가 크다면 시중금리 전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금융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상품 가운데 상당수는 가입때 금리가 만기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금리가 오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때라면 투자기간을 조금만 연기
해도 상당한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다.

<> 투자 규모를 고려해 상품을 선택하자 =주요 단기상품의 금리를 따져볼
때 소액자금을 운용하는 가장 좋은 상품은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

기간별로 차이는 있지만 1천만원이 안되는 소액 자금을 맡길 경우 24일
현재 수익률은 10.7~12.7%에 달한다.

<> 자주 찾는 돈은 MMDA가 좋다 =증권사의 RP상품은 일정기간 자금을
맡긴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따라서 매달 받는 월급중 남는 돈으로 재테크를 하려는 샐러리맨이라면
은행권의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상품)가 유용하다.

이 경우 어느은행을 이용할 지에 대해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은행별로 금리차이가 무척 크기 때문이다.

현재 3천만원 미만의 자금을 수시로 찾아쓰면서 가장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은 산업은행의 MMDA 상품인 슈퍼 다모아저축.

1천만원 미만에도 10% 금리를 지급하며 1천만~3천만원이면 10.5%를 지급
한다.

이 은행은 지점이 적어 돈찾기가 불편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맡긴
자금을 다른 은행에서도 출금할 수 있게 했다.

<> 3개월 미만의 자금운용은 증권사가 유리하다 =자금을 맡기는 기간이
한달이상 3개월 미만이면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이 가장 유리하다.

적은 금액을 짧은 기간 예치해도 높은 이자를 주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금액에 관계없이 6일만 맡겨도 12.4%의 이자를 주고 있다.

증권사들이 1천만원 미만 자금에 대해 적용하는 금리는 최저 10.7% 수준
이다.

또 자금덩치가 크더라도 3개월 미만으로 굴린다면 증권사 RP가 훌륭한
투자대상.

5천만~1억원의 경우 11%(LG증권,1~2일예치)부터 13%(동서증권)가 지급되며
1억원 이상의 경우 대우와 동서는 13%를 적용하고 있다.

<> 중기(3~6개월)자금운용 =은행권의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표지어음,
종금사의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은행권 RP의 경우 은행과 예치기간에 따라 금리차이가 크다.

따라서 가입조건을 비교해서 선택하는게 바람직하다.

RP의 경우 증권사는 예치기간이 다양해 수시입출금이 가능하지만 은행은
일정기간을 대상으로 삼아 입출금이 제한된다는 차이를 갖는다.

표지어음을 선택할 때는 선이자가 붙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보통 표면금리에 3개월짜리는 0.3~0.4%포인트, 6개월짜리는 0.6~0.7%포인트
를 얹어 계산해야 실제 수익률이 나온다.

종금사 CD와 CP는 금리변동이 매우 심한 편이다.

때문에 종금사 상품에 가입하려면 종금사별로 고시하는 금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종금사 상품은 대체적으로 은행권보다 1~2%포인트 금리가 높다.

기아 등 계속된 기업부도여파로 경영부실이 거론됨에 따라 종금사 상품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금사는 재무상태가 아직 튼튼해 믿고 맡길 수 있다.

나라 종금 CP의 경우 30일은 12.91%, 90일은 13.56%, 1백80일은 13.62%가
적용된다.

<> 장기(6개월이상)자금 운용 =올초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실세금리
연동형" 정기예금 상품은 가입당시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때문에 금리전망을 토대로 가입시점을 잘 택해야 한다.

자금시장이 안좋았던 지난 4~5월에는 13%대의 금리가 적용됐지만 6월하순
께는 10%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기아사태로 자금경색국면이 이어진 최근에는 금리가 다시 상승추세
를 보이고 있다.

이 상품은 1년6개월이나 2~3년을 단위로 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단고장저"현상이 나타나 투자기간이 길수록 금리는
조금씩 낮아진다.

상호신용금고에서도 장기 상품을 취급한다.

금리는 물론 은행권보다 높다.

그러나 신용금고의 경우 지점이 없어 이용에 불편을 겪을 뿐더러 경영위기
를 겪는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따라서 재테크에 자신이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엔 신용금고보다
은행을 택하는게 마음고생이 덜하다.

<> 수익성과 안정성, 어느것을 택할까 =재테크전략을 수익성위주로 잡았다면
단연 2금융권이 유리하다.

종금사나 상호신용금고등은 은행권에 비해 높은 금리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테크전략을 세울 수 없는 경우라면 안정성 차원에 비중을 두고
은행권에서 투자수단을 찾는게 바람직하다.

은행권의 경우 상품을 찬찬히 따져보면 의외로 높은 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산업은행이나 장기신용은행의 MMDA 상품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