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4번째 저축의 날을 맞았습니다.

저축의 날이 갖는 의미와 역할을 설명해 주시죠.]

"저축의 날을 제정했던 64년 당시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규모는 29억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1백3억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의 하나였죠.

게다가 자원 기술과 국내자본축적 또한 매우 빈약해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저축증대가 무엇보다 절실하게 요구됐죠.

저축의 날은 저축증대를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이 과정에서 저축추진중앙위원회는 그동안 저축 성공사례와 저축의 필요성
을 널리 홍보해 저축의욕을 크게 고취시켰습니다"

-우리경제는 고도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높은 저축률로 내자동원을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저축이 경제발전에 공헌한 바도 크다고 보는데요.

"맞습니다.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수준의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저축의 증대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62년 11%수준에 불과하던 총저축률이 72년에는 20%대로 올라서고
86년부터는 30%대, 88년에는 39%에 달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 1만5백48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11위의 경제대축이
된 것은 다 저축 덕택이죠"

-저축유인책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저축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게 사실
입니다.

대책이 없을까요.

"적정한 수준의 소비는 경기를 활성화시키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초과수요가 상존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필요한
경제구조에서는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여나가는게 미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됐던 과소비풍조는 점차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침체의
장기화, 대기업의 연쇄부도여파 등으로 소득 증가율이 둔화돼 올 저축률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요구에 부응한 다양한 저축상품의 개발에 노력해야할
것이고 사회지도층은 솔선해 검약을 실천해야 합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 개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시장진입이 국민저축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을 짚어
주시죠.

"수많은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해외자본 유입규모가
증가하게 되고 단기자금의 빈번한 유출입으로 통화관리가 어려워짐에 따라
물가불안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금융의 확충으로 소비지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고요.

그러나 영업기반 확충을 위해 고객지향적인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것이고
대고객 서비스가 개선돼 금융저축이 증대되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에 대비해 경영합리화를 기하고 금융상품개발, 대고객
서비스의 강화, 전문인력의 양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